열정은 계시처럼 오지 않는다
열정은 계시처럼 오지 않는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필라델피아에서 남서쪽으로 2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스와스모어 칼리지는 대학원 과정이 없는 학부 중심의 소규모 사립 4년제 리버럴 아츠 칼리지입니다. 이 대학은 1864년, 평화론자로 종교 집단으로서는 유일하게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퀘이커교도(Quakers)*들에 의해서 설립되었다고 합니다.
이 대학교에서 45년이 넘게 심리학을 가르치고 있는 배리 슈워츠(Berry schwartz) 교수는 젊은이들이 비현실적인 기대 때문에 직업에 대한 진지한 관심을 발전시켜 나가지 못한다고 생각을 한다고 했습니다. 그는 또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실 많은 젊은이들이 연애 상대를 찾을 때 겪는 문제와 똑같습니다.”라고 말합니다. “그들은 매력이 넘치고 똑똑하고 친절하고 공감을 잘해주고 사려 깊고 재미있는 상대를 바라죠. 모든 면에서 최고인 21살짜리를 찾는 일은 불가능하다고 말해주려 해도 듣지 않아요. 완벽한 상대가 나타나기만 기다리죠.”
이 세상에는 자기 남편, 자기 아내만이 자신의 인생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일까요? 모든 사람이 그렇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직업을 좋아하는 마음이 갑자기 생길 거라는 신화도 이와 비슷한 종류의 문제라고 그는 말합니다. “한동안 일해보고 상당히 깊이 관여해봐야 미묘한 사항들을 알게 되고 기쁨을 느낄 수 있는 일도 많습니다. 많은 일이 실제로 해보기 전에는 재미없고 하찮아 보입니다. 하지만 조금만 지나면 처음에는 몰랐던 많은 면을 알게 되고, 결코 이런 점들을 완벽히 해결하거나 이해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그러면 그 일을 꾼준히 해봐야만 합니다.”
그는 또 이렇게 비유를 합니다. “배우자를 찾는 일이 완벽한 비유가 되겠네요. 단 한 사람뿐인 이상형이 아니라 배우자가 될 가능성이 엿보이는 사람과의 만남은 시작에 불과하잖아요.”
육십이 넘도록 살아왔지만 가끔은 내가 가지고 있는 관심과 흥미에 대한 심리에 대해서 모르는 것들이 참 많다는 것입니다.
나는 이런 경험을 많이 해 습니다. 외국의 어느 소설을 읽고 감명을 받아서인지 ‘나는 소설가가 되려고 태어났어.’라고 생각한 경우가 있었고, 노래를 제법 잘 하기 때문에 ‘가수가 내 직업이야.’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렇게도 싫어했던 일이 내 평생 직업이 되고 열정을 쏟아야만 될 천직이 되고 말았습니다.
어느 책에서 나온 문장처럼 “나중에 열정을 쏟는 일이 될지라도 처음 그 일을 접하는 순간은 잔잔하게 내레이션이 이어지는 영화의 첫 장면과 비슷하다.”는 말이 이 나이가 되어서야 가슴에 잔잔한 물결처럼 드리워집니다.
*17세기 청교도운동의 극좌파에 해당한다. 창시자 조지 폭스는 그리스도가 직접 가르치고 인도한다는 것, 특별한 건물이나 안수 받은 성직자가 필요 없다는 것,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생활 전체에 적용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그들은 영적인 세례와 성찬을 믿으며 '역사적으로 평화를 추구하는 교회들'로 널리 알려져 있다. 오랜 시간동안 노예제 철폐, 여성들의 권리 신장, 금주령, 사형제도 폐지, 형법 개혁, 정신병자들에 대한 보호 등을 주장해왔다.
글쓴이 소백산 끝자락에서 김병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