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기반 핵심 경쟁력
소비자 기반 핵심 경쟁력
세계에서 칼을 제일 많이 만드는 회사는 어디일까요?
‘빅토리녹스(Victorinox)’입니다. 칼과 시계를 제작하는 스위스 회사입니다.
그럼 우리나라에서 칼을 제일 많이 만드는 회사는 어디일까요?
1955년 탁시근 사장이 ‘동양경금속’이라는 사업명으로 처음으로 설립된 대한민국의 면도기(razor) 및 주방용품(kitchen utensils) 전문 생산업체인 ‘도루코(DORCO)’입니다.
누군가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만약, 도루코에서 100만 원짜리 시계를 만든다면 사시겠습니까? 수십만 원짜리 선글래스(sunglass)를 만들면 한 번 써볼 의향이 있습니까?’ 그는 대답을 듣기도 전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일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런데 빅토리녹스에서는 실제로 시계를 만듭니다. 그리고 선글래스도 만들고 모자와 재킷도 만들어 팝니다. 우리가 더 놀라운 것은 빅토리녹스의 시계가 수백만 원이라는 것과 선글래스가 100만 원 대의 고가에 팔린다는 것입니다.
한번 생각해 봅시다. 빅토리녹스는 가능한데, 도루코는 왜 불가능 할까요? 그것은 바로 핵심 경쟁력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의 차이라고 말합니다.
빅토리녹스는 우리나라에서는 맥가이버 칼로 유명하지만,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스위스 아미 나이프(Swiss Army Knife)’ 또는 ‘스위스 밀리터리 나이프(Swiss Military Knife)’로 더 유명하답니다.
서양에서 개인 전투능력이 가장 뛰어난 군대가 스위스 군대입니다. 그래서 교황(Pope) 친위 근위대 16명이 모두 스위스 육군입니다. 서양의 전쟁 역사에서 전위대는 대부분 스위스 용병입니다. 자신이 모시는 주군을 위하여 목숨을 받쳐가며 지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스위스 군대라고 하면 울던 아이도 울음을 멈춘다는 말도 생겨났다고 합니다. 그만큼 강력하고 무서운 군대라는 말이겠지요.
스위스 아미 나이프도 역시 강력한 느낌을 줍니다. 이 칼만 가지고 있으면 어디에 가서라도 살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스위스의 빅토리녹스가 시계를 만들면 빅토리녹스 시계가 아니라 스위스 군용 시계로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이 시계만 있으면 세계 어떤 험지에서도 고장 없이 안심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것입니다. ‘스위스 아미 선글래스(Swiss Army Sunglass)’, ‘스위스 아미 워커(Swiss Army Walker)’, ‘스위스 아미 재킷(Swiss Army Jacket)’ 등등 모두 품질이 좋을 거라는 느낌을 줍니다.
사실 이 회사의 모든 제품들이 OEM(주문자 상표 부착 방식)으로 만들지만, 스위스 아미(Swiss Army)라는 타이틀을 붙이는 순간 전혀 다른 수준의 제품이 되는 겁니다.
빅토리녹스의 핵심 경쟁력은 바로 소비자의 품질에 대한 신뢰입니다. 소비자에게 신뢰를 쌓는 것이 핵심 경쟁력을 갖추는 첫 걸음입니다.
2019년 1월 6일
글쓴이 소백산 끝자락에서 김 병 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