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에게도 문법과 규칙이 있답니다.
새들에게도 문법과 규칙이 있답니다.
(Birds also have grammar and rules.)
젊은 시절(Young) 어느 책에서 본 기억이 있습니다. ‘새들도 사투리(Dialect)가 있다.’고 한 말입니다. 같은 종류(kind )의 텃새(resident)들이라도 서울 쪽에 서식하는 텃새와 경상도 쪽에 서식하는 텃새의 소리가 틀리다는 것입니다. 내가 살아가는 데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 것이라 그냥, 엷게 미소를 띠며 그런가? 하고 넘겼었지요. 그런데 2,002년 새로운 직장에 입사한 후였습니다. 내가 나이가 들어서 일까요? 조금 신경을 써서 참새들의 소리를 들어보니까, 말로는 표현하기 힘들지만, 겨울의 참새 소리와 봄의 참새소리가 틀리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일본의 교토대학교(Kyoto University)의 생물학자(Biologist)인 켄타로 아베(Kentaro Abe) 교수(professor)와 다이 와타나베(Dai Watanabe) 교수는 “나 여기 있어요.”라고 말하는 십자매(lovebird)의 소리를 녹음하고, 다른 십자매에게 반복해서 들려주었습니다. 그다음 노랫소리를 조각 낸 뒤 짜 맞추고 다시 십자매에게 들려주었습니다. 십자매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요? 여러 조합의 녹음 소리 가운데 유독 하나의 소리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며 마치 화난 듯이 지저귀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두 생물학자는 그 짜깁기(invisible mending)를 한 소리가 문법 규칙을 어겼기 때문에 십자매의 신경이 곤두섰다고 추측했습니다. 마구 뒤섞이긴 했지만, 다른 소리들은 어느 정도 문법에 맞았기 때문입니다.
2,016년, 네덜란드 레이던 대학교(Leiden University)의 생물학자 미헬러 스피링스(Michelle Spierings)와 카럴 텐 카터(Carel ten cate)는 새의 문법에 대해 더 깊이 있게 연구를 했습니다. 이들은 새들의 노랫소리의 여러 요소 가운데 앵무새(parrot)는 문자에 주의를 기울이지만 금화조(Zebra finch)는 단어에 더 집중한다는 것을 발견했답니다. 정말 너무나 흥미 있는 발견이 아닌가 하고 생각을 해 봅니다.
어떻게 새와 인간에게 이토록 비슷한 구석이 있는 것일까요? 혹시 새와 인간이 특정 유전자(gene)를 공유하는 것은 아닐까요? 그래서 새의 노랫소리가 인간의 언어와 비슷한 구조를 보이는 것일까요? 새의 뇌 속에는 어린 새가 새로운 노래를 배울 때만 활성화되는 특정 회로(circuit)가 있습니다. 그리고 사람의 뇌 속에도 말할 때 활성화되는 비슷한 회로가 있습니다. 새와 인간의 비슷한 면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답니다. 까치와 까마귀와 같은 새는 사람처럼 도구(tool)를 사용할 뿐만 아니라 새와 인간은 둘 다 복잡한 사회 구조를 이룬다는 것입니다. 비둘기와 부엉이 같은 일부 새들은 사람처럼 섹스(Sex)를 즐기며 잠 잘 때는 꿈도 꾼다는 것입니다. 꿈은 지적이고 사회적인 동물이 그날 습득한 지식을 저장하는 한 방법이라고 과학자들의 주장이 있다는 점에서 새겨들을 만한 매우 흥미로운 이야기가 아닌가 하고 생각을 합니다. 어쩌면 문법이 엉망인 소리를 들은 십자매와 앵무새, 그리고 매와 같은 맹금류(bird of prey)에 의해 죽음 직전까지 갔었던 비둘기와 꿩은 그날 밤 사람들처럼 악몽(nightmare)을 꾸며 제대로 잠을 못 잘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흥미롭기 그지없습니다. 제가 인공부화(Artificial hatching)를 시켜 키우다가 자연으로 돌려보내 준 꿩(pheasant)들이 혹여 우리 가족과 우리 집 꿈이라도 꿨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새와 우리 인간과 비슷한 면이 있다하더라도 새는 공룡(dinosaur)의 후손이고, 사람은 포유동물(Mammal)이니까, 인간과 새의 공통 조상을 만나려면 적어도 수억 년은 거슬러 올라가야 하지 않을까요? 그저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어 귀엽고 예쁜 새를 집안에 키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2019년 3월 27일
글쓴이 소백산 끝자락에서 김 병 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