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의 고통은 고매한 인품을 만듭니다.
상실의 고통은 고매한 인품을 만듭니다.
(The pain of loss makes a noble character.)
제가 졸업(卒業, graduation)한 전문대학교에서 ‘선배특강(senior special lecture)’으로 3시간 정도 강의를 하였습니다. 아래 내용은 선배특강을 요약한 것입니다.
제가 45세 때 전문대학교 야간학과를 다니게 된 동기와 어처구니없는 실직의 고통(pain of unemployment), 그리고 이혼의 아픔(pain of divorce) 속에서도 친구인 이 전문대학교 교수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하여 박사학위 과정까지 다닌 이야기를 자서전을 읽듯 이야기를 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눈물 나도록 힘들고 끔찍한 삶의 경험에서 어떤 ‘좋은 것’이 나올 수 있을지 의문을 품습니다. 왜냐하면 삶이 자신을 속이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불교(佛敎, Buddhism)에서 108 번뇌가 있다고 하지만 우선 생각나는 것이 실연(失戀, disappointed love)과 이별, 비탄, 고통, 상실, 파괴, 불행, 실패, 낙선 등이 있습니다. 이것들은 현실은 받아들이기가 어려울 것이고, 자신에게서 피해가기를 기원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저는 이것이 인생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사람 살아가는데 거기고 거기라고 생각합니다. 인생의 달콤함이란 어쩌다 한 번 맛 볼 수 있는 단물일 뿐입니다. 고통과 상실이 있기 때문에 인생의 달콤함 또한 존재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탈이아는 포도주가 맛있기로 세계적으로 유명합니다. 특히 베수비오(Vesuvio) 산의 경사지에 있는 포도밭(grapery)의 토양은 분해된 용암(熔岩, lava)으로 형성되어있습니다. 그곳은 맛좋은 포도주(葡萄酒, wine)로 유명합니다. 왜 그 지역의 포도주가 맛있는지 혹시 추측이 되세요? 활화산과 포도주의 관계를 생각해 봅시다. 언뜻 관계를 맺기가 힘들죠?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귀중한 포도주가 만들어지는 가장 맛있는 포도는 산을 해체 시키고 하늘을 검게 만들었던 화산 분출의 산물 위에서 자랍니다. 화산폭발은 인간을 두렵게 만드는 천재지변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로 인해 이탈리아는 세계에서 포도주로 유명한 나라가 되었습니다. 특히 나폴리 만(Golfo di Napoli)의 포도주는 참으로 달콤합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청소년기에 겪는 불안과 고통은 포도를 맛있게 익게 했던 화산분출로 인한 고통과 같습니다. 인격의 가장 귀중한 우아함 들은 상실을 겪었던 마음, 불행들에 의해 찢어진 마음속에서 성장합니다. 오히려 달콤한 포도보다 고매한 인격이 더욱더 가치 있습니다.
링컨을 보십시오.
링컨을 연구한 전문가(專門家, expert)들은 링컨이 27번의 실패(失敗, failure)를 거듭했다고 합니다.
15세 - 집을 잃고 길거리로 쫓겨남.
23세 - 사업 실패.
24세 - 주 의회 선거에서 낙선.
25세 - 사업파산.(이 빚을 갚기 위해 17년간 고생하였음)
26세 - 약혼자 갑작스런 사망.
28세 - 신경쇠약으로 입원.
30세 - 주 의회 의장직 선거에서 패배.
32세 - 정부통령 선거위원 출마 패배.
35세 - 하원의원 선거 낙선.
36세 - 하원의원 공천 탈락.
40세 - 하원의원 재선거 낙선.
47세 - 상원의원 선거 낙선.
48세 - 부통령 후보 지명전 낙선(100표차).
50세 - 상원의원 출마 낙선.
이쯤 되면 아마 보통 사람들은 낙선의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자살을 시도 했거나, 아니면 정신병자로 전락하고 말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링컨은 아니었습니다.
링컨이 실패를 거듭하자 그의 친구들이 모든 칼과 면도날을 그의 주변에서 다 치워버릴 정도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링컨은 절망의 감옥에 갇혀있지는 않았습니다.
“난 낙선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곧바로 음식점으로 달려갔다. 그리고는 배가 부를 정도로 많이 먹었다. 그 다음 이발소로 가서 머리를 곱게 다듬고 기름도 듬뿍 발랐다. 이제 아무도 나를 실패한 사람으로 보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난 이제 곧바로 또 시작을 했으니까……, 배가 든든하고 머리가 단정하니 걸음걸이가 곧을 것이고 목소리는 힘이 찰 것이다. 내 스스로 다짐한다. 다시 힘을 내자. 에이브러햄 링컨(Abraham Lincoln)!”
정말 멋진 마음의 자세가 아닌가요?
사랑하는 후배 여러분!
지금 뭔가 손에 잡히질 않고 길도 보이지 않는 혼란스러움에 너무 조급해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훌륭한 어른으로 성장하기 위한 성장통일 뿐입니다.
처칠이 옥스포드 대학교(University of Oxford) 졸업식 축사에서 한 명언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
단상에 오른 처칠은 졸업생과 축하객들을 천천히 둘러보고는 힘차게 첫 마디를 외쳤습니다.
“포기하지마라!(Don't give up!)” 그리고 숨을 한 번 고른 다음 두 번째 말을 했습니다. “절대로 포기하지마라!” 그리고 그는 이 두 마디를 남긴 채 단상을 내려갔습니다.
그렇습니다. 사랑하는 우리 후배님들, 여러분은 젊은이가 실패를 많이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목표를 절대로 포기하지 말기를, 그리고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선배특강’을 마치겠다고 말했습니다.
2020년 5월 1일
소백산 끝자락에서 김 병 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