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린(逆鱗)
역린(逆鱗)
“우리 엄마가 추미애라면 좋겠다.”
요즘 입대를 앞둔 젊은이나 군 복무 중인 젊은이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말입니다. ‘엄마의 권력’이 얼마나 부러웠으면 그런 말을 할까요?
저는 육군 단기하사 출신인데, ‘남자라면 군대에 갔다 와야 한다.’라는 말이 있지만, 우리나라의 젊은이들에게 지금처럼 대우를 해주면서 군대에 가지 않아도 아무런 불이익이 없다고 한다면, 과연 몇 명이나 군대에 자진 입대를 할까요?
그만큼 군대 생활이 힘들고 사회생활처럼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남자들은 군대에서 만기 제대(滿期除隊, honorable discharge)하면서 ‘그쪽으로는 오줌도 안 눈다.’라고 합니다.
군대는 잠시 여행을 가는 곳이 아닙니다. 특히 공부하는 곳도 아닙니다. 물론 다른 보직도 있겠지만, 오로지 사람을 죽이는 연습, 다시 말해서 사격술, 총검술 그리고 중화기 등을 연마하여 우리나라를 침공한 적을 무찌르는 것입니다. 그래서 대한민국을 지키고 국민들이 편안하게 생업에 종사하며 편히 주무시게 하는 임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14.04.30. 개봉한 우리나라의 시대극 역린(The Fatal Encounter)이라는 영화가 있었습니다. 현빈, 정재영, 조정석, 조재현 등이 출연하였습니다.
역린이라는 말은 무엇일까요?
‘용의 턱밑에 거슬러 난 비늘(scale)을 건드리면 용이 크게 노한다는 전설에서 나온 말로, 임금의 분노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그래서 영어로는 ‘King’s wrath’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고대 중국의 사상가 한비(韓非)가 쓴 『한비자(韓非子)』라는 책은 공자(孔子)의 『논어(論語)』나 손자(孫子)의 『병법(兵法』 못지않을 정도로 깊이 있는 책으로 알려져 있답니다.
책의 내용이 공자나 맹자(孟子)의 사상에 배치될 뿐만 아니라 인간의 이기주의, 교활함, 비합리성 등 인간 심리에 대한 통찰이 너무나 예리하므로 한때는 ‘나쁜 책’으로 취급받은 적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모 대통령의 책처럼 출판도 판매도 금지되는 금서(禁書, prohibited books)로 지정되기도 했습니다.
이 책을 보면 ‘역린을 거스른다.’라는 말이 나옵니다.
‘용(龍, dragon)이라는 동물은 길을 들이면 사람이 탈 수 있다. 그러나 용의 목덜미에는 한자(尺) 정도 크기의 거꾸로(逆) 난 비늘(鱗)이 있는데 만일 이것을 만지는 사람이 있으면 화가 나서 죽여버린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모 당 소속 국회의원(國會議員, congressperson)들의 말을 들으면 추미애 못지않게 국민의 역린을 거스르고 있습니다. 오래도록 국민의 역린을 거스른다면 그들 또한 무참히 무너지고 말 것입니다. 이점 명심하여 언행에 신중을 기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제부터는 국민의 역린을 거스르는 일을 하지 말기를 바랍니다.
2020년 9월 13일
소백산 끝자락에서 김 병 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