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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자(墨子)를 떠올리다.

forever1 2020. 11. 8.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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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자(墨子)를 떠올리다.

 

요즘 우리나라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차츰 늘어나고 있습니다. 한 지역에 편중된 인사가 그렇고, 고위 관료들의 사고방식이나 나라를 경영(經營, management)하는 모습을 보고 그렇게 느끼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묵자라는 인물은 언제 태어났고 언제 죽었는지 기록이 분명치 않은 모양입니다. 그래서 기원전(紀元前, before the Christian) 5세기 중반에 태어나서 기원전 4세기 전반에 죽은 것으로 되어 있다고 합니다. 전국시대(戰國時代, Warring States) 초기의 사람이라는 셈입니다.

그는 유학(儒學)을 배웠지만, 그 형식주의(形式主義, Formalism)에 싫증을 느껴, 독자적인 사상체계를 이룩하고, 묵자라는 사상집단을 형성하여 유가(儒家)에 대항했었습니다.

조건 없이(without condition) 사람들 전체를 사랑하고 서로 이롭게 한다는 겸애설(兼愛說)과 함께, 묵자가 펴는 중요한 주장 중의 하나인 ‘상현(尙賢)론이 있습니다. 이 말은 「인재를 존중하라」라는 것입니다. 이 말은 단순히 능력주의를 주장한 것이 아니라, 능력이 없으면서도 정치의 중추에 앉아 있는 위정자들을 추방(追放, exile)하고 진정 능력 있는 자를 적재적소에 채용하라는 것입니다. 어쩌면 그 시절엔 매우 도전적인 주장이 아니었나 싶기도 합니다.

기원전 5세기 중반에 살았던 사람의 말이지만, 지금 현 정부의 사람들이 묵자의 이 말을 들으면 유체이탈 화법(fluid desorption method)을 활용하여 비방과 반론을 펼칠 것이 분명할 것입니다.

묵자는 또 이런 말을 했습니다. “귀족이 언제까지나 귀족이어서도 안 되며, 백성이 언제까지나 비천(卑賤, humbleness)해야 한다는 까닭도 없다. 위에 있는 자가 언제까지나 위에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말라. 정치를 무능한 귀족의 손에서 해방 시켜라” 그러면서 그는 또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들은 작은 도리(道理)는 분간하지만 큰 도리는 분간하지 못한다.”

어쩌면 요즘 관료(官僚, (官僚, bureaucrat))들의 언행과 이렇게도 일치할까 싶을 정도입니다. 이 글을 위정자들이 읽으면 뒤통수가 간지럽고 미래가 불안할 것입니다. 묵자의 말을 조금만 바꾸면 자신들의 이야기가 되니까요.

자기 자신들을 위한 의식주를 해결하는 데나 혹은 안전 등에 대해서는 학연 등 연고 관계나 재산, 신분, 용모 등에 구애받지 않고 능력 있는 자를 채용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정작 국가를 경영하는 단계에 이르면 생각이 돌변하고 맙니다. 자신들의 패거리 중에서 재산, 신분, 특히 연고 관계를 중시하여 그 조건에 맞는 사람만 능력과 관계없이 등용하고, 입맛에 맞지 않는 사람은 갖은 모략 중상을 해서 좌천 내지는 쫓아내고 맙니다. 이게 묵자의 말에 귀를 틀어막고 행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이렇게 해서야 나라가 나라다울 수가 있을까요? 국민화합(國民和合, national harmony)은 저 멀리 떠나가고 만 희망 사항으로만 남고 말 것입니다.

심수봉 씨가 부른 ‘백만 송이 장미’를 배우세요. 열린 마음으로 지금을 보시기 바랍니다.

 

단기(檀紀) 4.353년(서기 2,020년) 11월 7일

소백산 끝자락에서 김 병 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