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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개의 법(three laws)

forever1 2020. 11. 8. 20:43

 

 

세 개의 법(three laws)

 

통계(統計, statistics)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직업 개수는 약 4만 가지라고 합니다. 선진국(先進国, Developed country)은 이것보다 5배 더 많다고 하는데, 사실 저는 조사해 보지 않아서 확실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법의 수는 얼마일까요? 항과 목까지 따진다면 대법원 판사님들도 모르실 겁니다. 너무 많으니까 당연하지 않을까요? 그것을 다 외운다는 것도 불가능하리라 생각이 듭니다.

<한 나라를 세운 유방(劉邦)이 진(秦) 나라 왕을 항복(降伏, surrender)시킨 때 이야기입니다.

유방은 진 나라의 왕궁(王宮, palace)에 들어서자, 눈이 휘둥그레지고 맙니다. 수천 명의 미인과 값진 보물에 화려하게 꾸민 궁전을 보자, 험한 전쟁터에서 굴러온 터라 피로가 싹 가시는 느낌이 들었던 것입니다. 한마디로 화려한 이 궁전에서 승리를 자축하며 즐기고 싶었을 것입니다.

이때 눈치 빠른 번회(樊會)가 유방에게 말합니다.

“이 보물들과 미녀들이 진나라가 망한 원입니다.” 그러면서 번회는 다시 말합니다.

“여기서 머물러서는 아니 되옵니다.”

그렇지만 유방은 들은 척도 하지 않습니다.

왜냐고요?

아름다운 미녀들과 승리한 장수들과 함께 축하연(祝賀宴, celebration)을 하면서 자신의 능력을 뽐내고 전리품(戰利品, trophy)으로 얻은 미녀들과 쾌락을 즐기겠다는 마음이겠지요.

이때 장량(張良)이 나서서 말합니다.

“진나라는 학정(虐政, tyranny) 때문에 천하의 원성을 들었습니다. 천하의 인심을 수습해서 대업을 완수해야 할 줄 아옵니다.”

그리고 그는 다시 유방에게 아룁니다.

“번회의 말을 들으시는 것이 좋을 줄 아옵니다.” 공자가어 권4에 나오는 말을 이어서 합니다.

“良藥苦於口而利於病(양약고어구이리어병), - 좋은 약은 입에는 쓰지만, 병에(는) 이롭고, 忠言逆於耳而利於行(충언역이이이리어행), - 충성스러운 말(바른말)은 귀에는 거슬리지만 행함(행동)에(는) 이롭다.”

이 말을 듣고 유방은 왕궁의 창고에 봉인하고 철수를 하게 됩니다. 이윽고 민심 수습을 위해서 포고문(布告文, declaration) 붙입니다.

“백성들이여! 오랫동안 진나라의 가혹한 법률 때문에 고생했다. 나는 그럴 생각이 조금도 없으니 안심하기 바란다. 나는 진나라의 법을 모두 폐기하고 세 가지의 법만 시행하려고 한다, 하나는 사람을 죽인자는 사형에 처하고, 사람을 해친 자, 물건을 훔친 자는 정도에 따라 벌에 처한다. 이것이 내가 말하는 세 가지 법이다.”

백성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요? 모두 환호하며 유방을 왕으로 모셨습니다. 유방 자신이 말한, 단 세 개의 법을 실천했기 때문입니다.

유방과 싸운 장기판의 항우는 어찌하였을까요?

그는 점령한 나라의 왕궁을 불태우고 보물(寶物, treasure)과 재화 그리고 미인을 모두 자기 소유로 했습니다. 민심(民心, public sentiment)이 어디로 갔는지는 말을 안 해도 다 아실 것입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세계 법학자들도 인정한 훌륭한 헌법이 있고, 그 밑에 각종 법과 조, 항, 목이 있지만, 세 개의 법으로만 경영(經營, Management)한 한나라보다 국민은 더 힘들게 살아가고 있을 뿐만 아니라 행복지수(幸福指數, happiness index) 또한 그때보다 못하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그리고 교도소에는 죄수들이 가득한 이유를 옛사람들보다 더 많이 배우고 더 훌륭한 교육을 받은 우리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단기(檀紀) 4,353년(서기 2,020년) 11월 8일

소백산 끝자락에서 김 병 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