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과 시

바람앞에서

forever1 2005. 5. 18. 07:30
      바람 앞에서 / 문효치 해 어스름, 구름 뜨는 언덕에 너를 기다려 서겠노라. 잎 트는 산가(山家), 옹달샘 퍼내가는 바람아. 알록알록 색실 내어 앞산 바위나 친친 감고 댓가지 풀잎에 피리 부는 바람아. 꿈꾸는 이파리의 아우성을 하늘에 대어 불어놓고 보일 듯 말 듯 그림 그리어 강물에 풀어가는 색(色)바람아. 감기어라 바람아, 끝의 한 오라기까지와 기다리며 굳은 모가지에 휘감겨 네 부는 가락에 핏자죽을 쏟아 놓아라. 허물리는 살빛을 색(色)바람아 감고 돌아 네 빛 중(中) 진한 빛의 뜨는 달의 눈물을 그려봐라. 너를 기다려 어두움에 서겠노라. 어디선가 맴도는 색(色)바람의 울음아. * 196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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