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에게 달린 일 당신에게 달린 일ㅡ 류시화 한 곡의 노래가 순간에 활기를 불어 넣을 수 있다 한 송이 꽃이 꿈을 일깨울 수 있다 한 그루 나무가 숲의 시작일 수 있고 한 마리 새가 봄을 알릴 수 있다 한 번의 악수가 영혼에 기운을 줄 수 있다 한 개의 별이 바다에서 배를 인도할 수 있다 한 줄기 햇살이 방을 비출 수 .. 류시화님의 시방 2009.07.03
고향 가는 길 .. ▒고향 가는 길/류시화▒ 인생의 길 중에 고향 가는 길 만큼 좋은 것이 있을까? 집이 없는 자는 집을 그리워 하고 집이 있는 자는 빈 들녘의 바람을 그리워 한다. 나 집을 떠나 길 위에 서서 생각하니 삶에서 잃은 것도 없고 얻은 것도 없다. 모든 것들이 빈 들녘의 바람 처럼, 세월을 몰고 다만 멀어져.. 류시화님의 시방 2009.01.23
저편 언덕 저편 언덕 / 류시화 슬픔이 그대를 부를 때고개를 돌리고쳐다보라세상의 어떤 것에도 의지할 수 없을 때그 슬픔에 기대라저편 언덕처럼슬픔이 그대를 손짓할 때그곳으로 걸어가라세상의 어떤 의미에도 기댈 수 없을 때저편 언덕으로 가서그대 자신에게 기대라슬픔에 의지하되다만 슬픔의 소유가 되.. 류시화님의 시방 2008.09.09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 류시화 ◈ 시를 쓴다는 것이 더구나 나를 뒤돌아본다는 것이 싫었다. 언제나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은 나였다. 다시는 세월에 대해 말하지 말자 내 가슴에 피를 묻히고 날아간 새에 대해 나는 꿈꾸어선 안 될 것들을 꿈꾸고 있었다, 죽을 때까지 시간을 견뎌야 .. 류시화님의 시방 2008.08.15
별에 못을 박다 별에 못을 박다 /류시화 어렸을 때 나는 별들이 누군가 못을 박았던 흔적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었다. 별들이 못구멍이라면 그건 누군가 아픔을 걸었던 자리겠지 류시화님의 시방 2008.06.18
민들레 민들레 / 류시화 민들레 풀씨처럼 높지도 않고 낮지도 않게 그렇게 세상의 강을 건널 수는 없을까 민들레가 나에게 가르쳐 주었네 슬프면 때로 슬피 울라고 그러면 민들레 풀씨처럼 가벼워진다고 슬픔은 왜 저만치 떨어져서 바라보면 슬프지 않은 것일까 민들레 풀씨처럼 얼마만큼의 거리를 갖고 그.. 류시화님의 시방 2008.05.30
[스크랩] 빈 강에 서서 / 류시화 빈 강에 서서 / 류시화 1 날마다 바람이 불었지. 내가 날리던 그리움의 연은 항시 강 어귀의 허리 굽은 하늘가에 걸려 있었고 그대의 한숨처럼 빈 강에 안개가 깔릴 때면 조용히 지워지는 수평선과 함께 돌아서던 그대의 쓸쓸한 뒷모습이 떠올랐지. 저무는 강, 그 강을 마주하고 있으며 보이는 것이라곤.. 류시화님의 시방 2008.03.11
소 금 별 / 류시화 소금별 - 류시화 소금별에 사는 사람들은 눈물을 흘릴 수 없네 눈물을 흘리면 소금별이 녹아 버리기 때문에 소금별 사람들은 눈물을 감추려고 자꾸만 눈을 깜박이네 소금별이 더 많이 반짝이는 건 그 때문이지 류시화님의 시방 2008.03.07
넌 알겠지 넌 알겠지 / 류시화 바닷게가 그 딱딱한 껍질 속에 감춰 놓은 고독을 모래사장에 흰 장갑을 벗어 놓는 갈매기들의 무한 허무를 넌 알겠지. 시간이 시계의 태엽을 녹슬게 하고 꿈이 인간의 머리카락을 희게 만든다는 것을 내 마음은 바다와도 같이 그렇게 쉴새없이 너에게로 갔다가 다시 뒷걸음질친다. .. 류시화님의 시방 2008.02.20
두 사람만의 아침 두 사람만의 아침 /류시화 나무들 위에 아직 안개와 떠나지 않은 날개들이 있었다 다하지 못한 말들이 남아 있었다 오솔길 위로 염소와 구름들이 걸어왔지만 어떤 시간이 되었지만 떠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 사람과 나는, 여기 이 눈을 아프게 하는 것들 한대 한없이 투명하던 것들 기억 저편에 모여.. 류시화님의 시방 2008.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