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인님의 시

꽃 한 송이 되어

forever1 2007. 3. 2. 07:26
 
    꽃 한 송이 되어 / 이해인


    비 오는 날

    오동꽃이 보랏빛 우산을 쓰고

    나에게 말했습니다


    넓어져라

    높아져라


    더 넓게

    더 높게 살려면

    향기가 없어도 괜찮다


    나는 얼른

    꽃 한 송이 되어

    올라갔습니다


    처음으로 올라가본

    오동나무의 집은

    하도 편안해

    내려오고 싶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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