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인님의 시
바람이 내게 준 말 - 이해인 넌 왜 내가 떠난 후에야 인사를 하는 거니?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왜 제때엔 못하고 한 발 늦게야 표현을 하는 거니? 오늘도 이끼 낀 돌층계에 앉아 생각에 잠긴 너를 나는 보았단다 복숭아 꽃나무에 물을 주는 너를 내가 잘 익혀놓은 동백 열매를 만지작거리며 기뻐하는 너를 지켜보았단다 언제라도 시를 쓰고 싶을 땐 나를 부르렴 어느 계절에나 나는 네게 달려 갈 준비가 되어 있단다 나의 걸음은 네게로 달려가는 내 마음보다도 빠르단다 사랑하고 싶을 땐 나를 부르렴 나는 누구의 마음도 다치지 않으면서 심부름 잘하는 지혜를 지녔단다 세월이 가도 늙지 않는 젊음을 지녔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