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가 만난 우리꽃 이야기 25] 피나물
ⓒ 김민수 |
식물들의 유액은 사람들에게 있어서 피와 같은 것이지요. 사람의 몸에 상처가 나면 피가 나는 것처럼 말입니다. 상처가 나면 적당한 피를 내고, 굳어짐으로 상처 난 곳에 새살이 돋게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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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나물은 따사로운 햇살이 가득한 봄에 그늘진 숲에서 피는 꽃입니다. 아주 춥지만은 않은 계절, 계곡에 발을 담가도 될 만큼 따스한 날씨가 되면 피어나는 꽃입니다. 봄꽃들은 대체로 작습니다. 그 작은 꽃들에 비하면 피나물의 꽃은 큽니다. 봄의 숲 속에 화사한 노랑색 꽃들이 한 무더기 피어나면 마치 등불을 밝힌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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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나물은 그늘진 숲과 계곡을 따라 피어 있었습니다.
계곡을 따라 걷다 계곡 건너편에 피어 있는 피나물을 만나기 위해 껑충 뛰는 순간 그만 미끄러지면서 계곡에 빠졌습니다. 다행스럽게도 깊은 물이 아니라 옷만 젖는 선에서 끝났습니다.
잠시 쉼의 시간, 김밥 한 줄로 점심을 대신하고 있는데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서둘러 하산을 하는 길에 결국 장대비를 만났고 계곡에 빠지지 않은 다른 분들도 물에 빠진 생쥐 모양이 되었습니다. 피나물 보러갔다가 피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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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피 뚝뚝 흘리며 "나도 아파!"한다.
무릇 사람이란
들리지 않아도 보이는 소리를 들어야 하고
보이지 않는 도움의 손길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피는 생명,
억울한 피를 흘리게 하지 말아야 한다.
그 어떤 이름, 그것이 사랑, 평화 같은 것일지라도
억울한 피를 흘리게 하지 말아야 한다.
십자가의 예수 그리스도처럼 남을 위해 피를 흘릴지언정
자기를 위해 남에게 피를 강요하지 말아야 한다.
피는 생명이기 때문이다.
- 자작시 : 피나물
ⓒ 김민수 |
지구라는 소행성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들, 지구에 존재하는 것 중에서 인간처럼 철저하게 지구에 기생하며 살아가는 존재는 없습니다. 자기를 품어준 지구를 죽이는 방법으로 생존전략을 삼아온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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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귀비과의 식물은 통증을 완화시키는 작용을 합니다.
피나물도 한방에서 '하청화근'이라고 하여 진통, 신경통, 타박상, 습진, 동기 등에 두로 처방한다고 합니다. 양귀비, 잘 사용하면 약이 되지만 잘못 사용하면 마약이 됩니다. 이런 이중성, 그것을 조화롭게 사용하는 것이 더불어 삶의 지혜겠지요. 피나물을 보면서 느끼는 단상, 색깔만 다를 뿐 꽃들도 피를 흘린다는 것이었습니다.
출처 : 피나물
글쓴이 : 환한웃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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