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자의 41살연하 부인..짐바브웨 '구찌 그레이스 / '홍주희
입력 2017.10.07. 06:00
93세 대통령 사후 짐바브웨의 운명은?
오늘의 [알고보면 쓸모있는 신기한 세계뉴스]의 주인공은 그레이스 무가베입니다. 41살 연상의 권력자를 사로잡고, 이제는 짐바브웨를 손에 넣으려고 하는 야망의 그레이스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 대통령 유력 후계자는 41세 연하 아내 지난 8월 그레이스는 외신을 화려하게 장식했습니다. 폭행 혐의로 기소될 위기에 처하면서입니다. 그레이스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의 한 호텔에서 자신의 아들을 만난다는 이유로 여성 모델을 폭행했는데요, 피해 여성은 “두들겨 맞았다”며 상처 난 얼굴 사진을 공개했죠. 사건이 일파만파로 퍼지자, 그레이스는 정당방위를 주장하면서 면책특권을 요구했습니다. 남아공 정부는 외교적 면책특권을 부여했고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막 나가는 퍼스트레이디의 기행 정도로 여겨질 수도 있지만, 이 사건은 짐바브웨의 미래와 관련이 깊습니다 그레이스가 올해 93세인 무가베 대통령의 유력한 후계자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권력은 영원하지 않습니다. 술·담배를 멀리하며 건강을 유지해 온 그도 나이 앞에선 속수무책이니까요. 특히 최근 수년 사이엔 공식석상에서 조는 장면이 수 차례 포착됐습니다. “생각에 잠겨 있었다”고 해명했지만 누구도 믿지 않습니다. 같은 내용을 반복해 연설하는 일도 있었고요.
결혼 후 상당 기간 그레이스는 무가베의 ‘트로피 와이프’였습니다. 특히 무가베 대통령의 첫 부인인 샐리의 그늘에 가려 숨 죽이며 지냈습니다. 남편의 동지였던 샐리가 국민들에게 인기 높은 퍼스트레이디였기 때문입니다.
━ 호화 사치 쇼핑으로 ‘구찌 그레이스’ 별명 짐바브웨에서 그레이스의 인기는 형편없습니다. 오죽하면 ‘디스그레이스(DisGrace)’라고 불릴까요. 사고를 치고 물의를 일으키면서 국민들의 신망을 잃었습니다. 2009년 홍콩에서 자신을 촬영하던 영국인 사진작가를 폭행한 데 이어 싱가포르·말레이시아 등에서도 유사한 폭력 사건을 일으켰고, 사치로도 악명이 자자해 ‘퍼스트 쇼퍼(The First Shopper)’ ‘그레이스 구찌 무가베’라 불리기도 합니다. 페라가모의 하이힐을 좋아한다는 그가 해외에서 호화 명품 쇼핑을 즐기는 모습은 여러 번 목격 됐습니다.
그레이스 말고도 무가베의 차기로 거론된 유력 정치인들은 있습니다. 독립운동군 출신으로 부통령을 지낸 조이스 무주루도 그 중 하나였습니다. 그러나 그레이스는 2014년 그를 끌어내렸습니다. 대통령 암살 혐의를 뒤집어 씌운 거죠.
현재 그레이스의 최대 라이벌은 에머슨 음난가그와 현 부통령입니다. 역시 백인 정권에 맞선 독립군 출신으로, 군부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 8월 음난가그와는 심각한 구토 증세로 병원에 실려갔습니다. 짐바브웨에선 대통령 가족이 그를 독살하려 했다는 루머가 돌았죠.
음난가그와가 만만치 않은 상대이긴 하지만, 그레이스가 단연 유리합니다. 자신을 유력 정치인으로 만들어 준 남편이 여전히 든든한 무기이니까요. 더구나 그레이스는 남편이 자신에게 의지한다는 사실을 십분 활용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이 사건을 통해 무가베 일가의 전횡이 다시 주목받게 됐습니다. 남아공에서 폭행당한 모델과 만났다는 아들을 비롯해 그레이스 자식들의 호화 생활이 도마에 오른 겁니다.
지난 20일 영국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그레이스의 큰아들 러셀 고레라자는 최근 최고급 자동차인 롤스로이스 2대를 구입했습니다. 맞춤 제작한 두 차량의 가격은 400만 파운드(약 45억 8000만원)에 이른다고 합니다. 다른 아들인 로버트 주니어와 차퉁가도 부모에서 받아쓰는 ‘용돈’으로 연일 파티를 즐기며 살고 있고요, 짐바브웨는 지난해 중앙은행이 자국 화폐인 짐바브웨달러 사용을 포기했을 정도로 경제가 파탄난 상황입니다. 무가베의 딸인 보나 치코레는 지난 5월 내무부 산하의 검열위원회의 이사로 지명돼 일하고 있습니다. 뉴스위크는 이 때문에 그레이스가 권력을 물려받지 못할 수도 있다고 내다보는데요, “그레이스를 대통령직에 꽂아 넣는 것은 엄청난 반발을 불어일으킬 수 있다”는 거죠.
━ 독재자의 살 길은 권력 뿐 “어떻게든 지킬 것” 그러나 독재자 일가에겐 권력을 지키는 것 외에 출구는 없습니다. 그레이스 역시 남편 사후에 비참한 말로를 맞지 않기 위해 기를 쓸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지 언론인인 앤디 모이세는 지난 8월 가디언에 이렇게 전망했습니다. “최근의 그레이스는 남편이 죽고 홀로 남는 것이 두려운 까닭에 더 탐욕스럽고 공격적인 여성이 된 것처럼 보인다. 그는 자신의 위치와 재산을 지키기 위해 어떤 일이든 할 것이다” 홍주희 기자 hong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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