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억km..가장 멀리서 날아온 우주 사진
입력 2018.02.13. 07:06 수정 2018.02.13. 11:46
지구~태양 거리의 41배 되는 지점서 촬영
[한겨레]
미 항공우주국(NASA)은 태양계 끝자락에 도달한 뉴호라이즌스호(New Horizons )가 역대 우주 탐사선 가운데 가장 먼 거리에서 찍은 천체 사진을 보내왔다고 9일 발표했다.
지난해 12월5일 촬영된 이 사진은 지구에서 61억2000만km 거리에서 우주선에 탑재돼 있는 망원카메라로 포착했다. 지구에서 태양까지의 거리보다 40.9배 더 먼 거리에서 촬영했다는 얘기다. 지금까지 가장 멀리서 촬영한 기록을 갖고 있는 보이저1호의 지구 사진보다 더 먼 곳에서 찍은 것이다. 이 지구 사진은 미국의 천문학자 칼 세이건의 제안에 따라 1990년 2월14일 보이저1호가 지구로부터 60억km 떨어진 지점에서 찍은 것으로, 일명 ‘창백한 푸른 점'(Pale Blue Dot)으로 알려져 있다. 보이저1호의 카메라는 이 사진을 찍은 직후 작동이 중지됐다. 이에 따라 최장 거리 촬영 기록은 27년째 멈춰선 상태였다.
거의 28년만에 기록을 깬 뉴호라이즌스가 보내온 사진에 담긴 천체들은 해왕성 바깥 쪽에서 태양을 돌고 있는 '카이퍼 벨트'(Kuiper Belt)에 속해 있다. 천체 이름은 각각 '2012 HZ84'(왼쪽)과 '2012 HE85'(오른쪽)이다. 표면은 얼음으로 이루어져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뉴호라인즈스호는 이 사진을 촬영한 직후 동면(최대절전모드) 상태로 돌아갔다. 오는 6월4일 동면에서 깨어나면 다시 놀라운 우주 사진들을 보내올 것으로 기대된다. 또 2019년 1월1일엔 다음 목적지인 카이퍼벨트의 소행성 ‘2014 MU69’를 최근접 통과할 예정이다.
2006년 1월19일 카이퍼벨트를 목적지로 발사한 우주탐사선 뉴호라이즌스호는 2015년 7월 명왕성을 근접 통과하며 귀한 사진들을 보내온 바 있다. 현재 하루에 110만km를 날아가고 있으며, 태양계 너머를 향해 가고 있는 역대 다섯번째 탐사선이다. 뉴호라이즌스호에 앞서 발사된 탐사선들은 보이저 1,2호와 파이오니어 10, 11호다.
그렇다면 뉴 호라이즌스호는 어떻게 그 먼 거리에서 이미지를 보내왔을까? 이 탐사선의 데이터통신을 맡고 있는 존스홉킨스대 연구진에 따르면, 일단 촬영된 이미지 데이터는 탐사선의 플래시메모리에 저장된다. 그 다음 전파를 통해 전송된다. 물론 신호 강도는 약하다. 안테나는 12와트의 전력으로 데이터를 전송한다. 따라서 데이터 전송속도는 초당 2킬로비트에 불과할 정도로 매우 느리다. 초창기 전화선 인터넷속도인 초당 56킬로비트보다도 훨씬 더 느린 속도다.
이에 따라 사진을 전송하는 데는 한 이미지당 무려 4시간이나 걸렸다. 그리고 이 이미지가 지구에 도착하는 데는 또 6시간이 걸렸다. 그런 다음 지구에 있는 나사의 심우주네트워크(Deep Space Network) 안테나 접시가 뉴호라이즌스에서 날아오는 이 희미한 신호를 잡아낸 뒤 원데이터를 이용가능한 형태로 재구성한 것이 이번에 공개한 사진이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우주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토성 인근에 뜬 신비로운 두개의 초승달 (0) | 2018.02.17 |
---|---|
1년에 별 하나씩 '꿀꺽' – 별 먹는 블랙홀 (0) | 2018.02.17 |
토성 고리와 위성이 벌인 '빛과 얼음'의 축제 (0) | 2018.02.17 |
블랙홀 주변의 도넛 모양 구조물 포착 (0) | 2018.02.17 |
"화성에 20억 년 동안 폭발한 화산 있다" (0) | 2018.02.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