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232조 수입규제안, 미국에 수출하지 말라는 것"
입력 2018.02.17. 11:32 수정 2018.02.17. 11:35
이미 철강 제품 80%에 관세…"갈수록 대내외 환경 악화"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국내 철강업계는 17일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 결과에 대해 "사실상 수출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앞으로 대미(對美) 수출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을 우려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한국도 수입규제 대상국에 포함될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지만, 상무부가 발표한 규제 수위는 예상보다 강력했다.
미 상무부는 현지시간 16일 백악관에 제출한 무역확장법 232조 보고서에서 철강에 관세나 수출 물량을 제한하는 쿼터(할당)를 제안했다.
철강의 경우 ▲ 브라질·중국·코스타리카·이집트·인도·말레이시아·한국·러시아·남아공·태국·터키·베트남 등 12개 국가에 대해 53%의 관세를 적용하거나 ▲ 모든 국가에 일률적으로 24%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 ▲ 국가별 대미 수출액을 2017년의 63%로 제한하는 방안 등 3가지다.
일률적인 관세나 쿼터의 경우 다른 수출국과 비슷한 조건에서 경쟁하게 되지만, 한국을 포함한 12개 국가에 53%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이 채택되면 다른 경쟁국보다 불리한 조건에서 수출할 수밖에 없게 된다.
더군다나 미 상무부가 제안한 방안은 이미 적용 중인 관세에 추가로 부과하는 것이다.
현재 미국에 수출하는 철강 제품의 약 80%에 이미 관세가 부과됐기 때문에 추가 관세는 업계의 경쟁력 약화와 이익률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는 4월 11일까지 상무부 제안에 대한 최종 결정을 하게 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최종 결과를 지켜볼 것"이라며 "갈수록 대내외 환경이 악화하고 있어 지난해보다 올해가 더욱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며 중소 철강업체는 이런 환경에 더욱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국내 철강업계는 수익구조를 다변화하고 국내외 시장을 넓히기 위한 활동을 강화하고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의 기술개발, 생산, 판매 전략을 수립하는 등 제품을 고도화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상무부는 알루미늄에 대해서도 관세나 쿼터를 제안했지만, 이에 따른 국내 업계의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국내에는 알루미늄 제련공장이 없어 알루미늄 괴를 전부 수입하고 있으며 대미 수출 규모도 크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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