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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년의 천재소녀 미셸 위, 포기는 없다…3년8개월만의 우승

forever1 2018. 3. 4. 17:57



왕년의 천재소녀 미셸 위, 포기는 없다…3년8개월만의 우승

     
          


2014년 2승 이후 숱한 부상 시달리다 부활…"정말 우승하고 싶었다"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한때 '천재소녀'라고 불리던 미셸 위(29·한국명 위성미)가 다시 정상에 섰다. 어느새 '소녀'라는 말을 듣기엔 나이가 많아졌고 다리에 테이핑을 감아야 할 정도로 몸도 성치 않지만 미셸 위는 실력으로 다시 '부활'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보였다.

미셸 위는 4일(한국시간) 싱가포르 센토사 골프 클럽 탄종 코스(파72·6718야드)에서 열린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총상금 150만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7언더파를 추가, 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로 2위 그룹을 한 타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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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위가 4일(한국시간) 끝난 LPGA투어 HSBC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 AFP=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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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적인 우승이었다. 전날까지 선두 넬리 코다(미국)에 무려 5타가 뒤진 공동 5위에 머물던 미셸 위는 이날 맹타를 휘둘러 승부를 뒤집었다.

'노보기' 경기에 버디만 7개를 잡아냈고, 특히 가장 중요했던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버디를 낚으면서 2위 그룹을 한 타차로 따돌릴 수 있었다. 18번홀은 미셸 위가 이번 대회 내내 고전했던 홀이었다. 1라운드에서 보기, 2라운드와 3라운드에서는 파를 기록했는데, 첫 버디가 가장 중요한 때에 나왔다.

미셸 위는 전 세계 골프팬들이 기억하고 있는 '천재소녀'다. 그는 지난 2005년 15세의 나이로 LPGA에 입회하면서 놀라운 활약을 펼쳐보였다. 어린 나이에도 성인 선수들 못지 않은 장타력과 퍼팅감을 보이며 단숨에 스타덤에 올랐다. 미셸 위가 새로운 '골프 여제'로 등극할 것을 의심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의외로 빨리 슬럼프가 찾아왔다. 미셸 위는 뛰어난 실력으로 남자 대회 출전을 초청받았지만, 이 대회에서 크게 부진하면서 깊은 슬럼프에 빠지기 시작했다. 설상가상으로 부상까지 겹치면서 부진을 거듭했다. 2010년 이후 3년 여간 우승을 차지하지 못하며 잊혀져 가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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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위(미국). © AFP=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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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미셸 위가 성인이 돼 다시 한 번 주목받은 것은 2014년이었다. 그는 하와이에서 열린 롯데 챔피언십에 이어 같은해 6월 US 여자 오픈까지 제패했다. '천재소녀'로 각광받은 지 9년만에 거머쥔 메이저 타이틀이었다. 늘 문제로 지적되 퍼팅에서 안정감을 찾으면서 비로소 미셸 위의 '전성시대'가 열릴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미셸 위의 웃음은 오래가지 않았다. 이번엔 잦은 부상에 시달리면서 신음했다. 왼 무릎과 발목, 골반까지 이곳저곳이 아팠고 자동차 사고를 당하기도 했다. 당연히 제대로 된 실력을 보여줄 수 없었고 다시 2년간 '그저그런 선수'가 됐다.

건강을 되찾은 미셸 위는 지난 시즌부터 다시금 기량을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준우승 한 번을 비롯해 '톱10'에만 8번 오르면서 살아날 조짐을 보였다. 다만 우승이 없는 것은 '옥에 티'였다.

그러던 그가 2018년 다시 한 번 정상에 올랐다. 3년8개월만의 정상, 그것도 짜릿한 역전 우승이었기에 더욱 의미가 컸다.

그가 다시 방긋 웃었다. 미셸 위는 "내 자신과 내 캐디, 우리 팀 모두가 자랑스럽다. 이곳에 다시 오기까지 무척 오랜 시간이 걸렸다. 정말 우승하고 싶었고, 지금은 너무나 기분이 좋다"며 기뻐했다.

이번 우승으로 다시금 '미셸 위의 시대'를 언급하기는 성급할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미셸 위의 우승을 위한 집념은 그 누구보다도 강했다는 것이다.

만 15세 때부터 엄청난 관심과 시선을 받았던 그는 이후 숱한 위기를 겪으면서도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정상에 오르면서 '왕년의 천재소녀'의 기량이 아직 녹슬지 않았다는 것을 스스로 입증했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