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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저출산·고령화로 빈집 13% .. 한국도 비상

forever1 2018. 3. 5. 07:03



일본 저출산·고령화로 빈집 13% .. 한국도 비상

하현옥 입력 2018.03.05. 00:05 수정 2018.03.05. 06:37


작년 출산율 역대최저 하락 한국
지방 미분양 늘어나 일본 닮아가

한국 주택시장이 저출산·고령화의 덫에 빠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저출산과 고령화에 따른 주택 수요 감소에 발목 잡힌 일본의 뒤를 따라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은 4일 해외경제포커스에 실린 ‘일본 주택시장의 동향과 제약요인’ 보고서에서 “일본 주택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인구구조 변화와 주택시장의 구조적 요인으로 인해 그 지속 여부는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일본 주택가격은 1990년대 초 버블 붕괴로 급락한 뒤 장기간 약세를 보였다. 최근 5년간 완만한 상승 기조를 이어가며 2015년부터 연 2% 중반의 주택가격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1~9월 도쿄도(都)의 주택가격 상승률(4.4%)은 전국의 2배 수준이었다. 주택 거래량도 같은 기간 전년동기 대비 3.2% 늘었다.

주요국의 빈집 비율
하지만 이런 기조는 지속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구조적 제약 요인 때문이다. 주택 시장의 발목을 잡는 것은 저출산·고령화다. 인구가 줄고 가구 수도 감소하며 주택 수요가 늘어나지 않아서다. 빈집은 꾸준히 늘고 있다. 1993년부터 20년간 빈집 수는 780만 채로 두 배 정도로 늘었다. 빈집 비율(공가율)도 같은 기간 9.0%에서 12.8%로 높아졌다.

개선되지 않는 가계소득도 부담이다. 일본 경제의 회복세에도 2013~2016년 실질 임금은 오히려 0.9% 하락했다. 가계의 가처분소득 증가율도 같은 기간 0.4%로 경기 확장기였던 1987~91년(연평균 3.9%)과 94~97년(1.1%)보다 큰 폭으로 내렸다.

투자 목적의 주택 거래 부진도 향후 주택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떨어뜨리고 있다. 일본의 주택매매 회전율은 최근 10년간 하락해 2013년에는 0.3%에 불과했다. 가계 자산 중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1995년 50.6%에서 2015년 35%까지 뚝 떨어졌다.

일본 주택시장의 불안 요인은 한국 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인구 구조는 주택 수요 감소를 예고하고 있다. 지난해 전국 합계출산율은 1.05명으로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지난해 태어난 신생아 수는 35만 명대로 추락했다.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도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아파트(5만9104가구)로 지난해 6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수도권 미분양 물량은 전달보다 5.2% 줄었지만 지방은 4.9% 늘어났다. 한국은행은 “한국도 고령화율이 높은 지방 중심으로 빈집 문제가 대두되고 일부 지역에서 주택거래 둔화할 가능성 있다”며 “일본과 유사한 주택시장 변화에 직면할 수 있는 만큼 대비가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