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뉴스

조선소 문닫고, 한국GM 철수하는 '군산의 눈물'.."법원경매도 찬바람"

forever1 2018. 4. 6. 07:23



조선소 문닫고, 한국GM 철수하는 '군산의 눈물'.."법원경매도 찬바람"

김수현 기자 입력 2018.04.06. 06:12


무너진 조선업과 자동차 공장의 폐쇄 여파가 지역 부동산 경매에서도 고스란히 묻어나고 있다.

조선일보DB

전북 군산 지역경제를 먹여 살렸던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지난해 7월 문을 닫은 데 이어 한국GM(제너럴모터스)도 군산공장 폐쇄 방침을 밝히면서, 일대 법원 경매도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도 고꾸라지고 있다.

6일 법원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1~3월 군산 전체 법원 경매 낙찰가율은 54.4%로 나타났다. 연말까지 비슷한 흐름이 이어진다면 3년 전인 2015년(65.2%)과 비교해 10%포인트 넘게 하락하게 된다. 이 지역 경매 낙찰가율은 지난 몇 년간 꾸준히 60% 선을 유지해오다 지난해 55.3%로 하락했고, 올해는 이보다 더 낮아졌다. 같은 기간 전국의 경매 낙찰가율은 점점 올라 올해 1~3월에는 평균 73.5%를 기록했다.

평균 응찰자 수도 감소하고 있다. 올해 1~3월 현재 평균 응찰자 수는 2.8명으로, 올해 말까지 추세가 이어진다면 2012년(2.7명) 이후 처음으로 3명 선이 무너지는 것이다. 전국으로 보면 2013년부터 지금까지 3~4명 수준은 꾸준히 유지하고 있었다.

지난 3월 네 번째 경매에서 간신히 낙찰된 풍력발전기 부품 생산기업 A사의 군산공장. 이 물건은 군산시 오식도동 군장국가산업단지에 있는 토지면적 2만3140㎡, 건물면적 1만2392㎡짜리 공장으로, 감정가는 102억1095만원에 책정됐었다. 하지만 여러 번 유찰되면서 감정가의 절반을 밑도는 49억1133만원에 낙찰됐다.

폐식용유 자원화 업체인 B사의 군장국가산단 공장도 올해 1월 감정가(20억9383만원)의 40% 수준인 8억3000만원에 낙찰됐다. 토지면적 3482㎡, 건물면적 344㎡ 공장으로, 지난해 10월 첫 경매 이후 그간 세 번이나 주인을 찾지 못했었다.

주거용 부동산도 외면받기는 마찬가지. 2016년 지어져 새 건물에 속하는 조촌동의 한 빌라는 작년 12월 전체 10여가구 중 6가구가 한꺼번에 경매에 부쳐졌다. 복잡한 권리가 없고 소유권 이전도 어렵지 않았지만 대부분 유찰됐다. 6가구 중 4가구가 지난 2월 감정가의 63.7%인 5670만~7000만원 수준에서 낙찰되는 데 그쳤다.

지역 기반산업 중 하나인 조선업이 오랜 기간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는 데다 지난해 7월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문을 닫았고, 한국GM도 지난 2월 군산공장을 폐쇄한다고 발표한 뒤로 지역 일대 부동산 분위기가 싸늘해졌고, 법원 경매 열기도 꺼졌다.

경매 전망도 낙관적이지 않다. 찾는 사람은 거의 없는데 시장에 나올 경매 물건들만 줄줄이 대기 중이기 때문이다.

공업시설의 경우 당장 이달부터 10개 물건이 입찰에 부쳐질 예정이고, 경매 개시는 됐지만 매각기일이 아직 잡히지 않은 물건도 18개다. 줄잡아 약 30개 공장의 경매가 진행될 예정이다.

공장이 아닌 일반 부동산 물건도 매매를 통해 소화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 경매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KB부동산알리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대비 올해 3월 군산 주택가격은 0.3% 하락했다. 같은 기간 전국은 0.65% 상승했다.

앞으로 경매에 나올 물건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보통 대형 공장이 문을 닫은 이후 관련 물건들이 경매에 나오기까지 1~2년 정도 걸린다”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군산시의 인구는 27만3919명으로 올해 들어서만 1078명이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