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김경수 의원이 링크 보내 .. 작업 한번 더 들어가야"
현일훈.박태인 입력 2018.05.17. 02:30 수정 2018.05.17. 07:00
대선 선거운동 시작날부터 댓글
'문재인 광화문 대통령' 기사에
'좋아요, 멋져부러' 등 댓글 달아
상승세 안철수 비판 내용도 많아
16일 경공모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19대 대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017년 4월 17일 오후 7시35분 ‘서유기’ 박모(30·구속)씨가 이날 인터넷에 올라온 <‘장미대선’ 불붙은 유세전…각 캠프별 전략은>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채팅방에 올렸다.
문제의 기사를 보면 추천을 가장 많이 받은 댓글로 ‘이명박 박근혜 홍준표 자유한국당 놈들 선거 때마다 서민 대표하는 게 습관이냐…아무것도 모르는 나이든 사람들 농락하고 다니네’(공감 837명)로 나온다. 이어 ‘장미대선이 아니고 촛불대선’ 등의 댓글도 올라왔다.
10분 뒤 이 채팅방(31명 가입)에서 ‘경공모 둘리’라는 아이디가 또 다른 기사를 올렸다. <문재인 “광화문 대통령 시대 연다”…북악산·청와대, 시민들의 것>이란 제목의 기사였다. 댓글에선 ‘문재인!!’ ‘좋아요 멋져부러요’ ‘젊은 사람 연세 드신 분들 모두 문재인을 연호했어요’ 등이 100~200회 공감 수를 얻었다.
박씨는 경공모 활동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드루킹이 차린 비누업체 ‘플로랄맘’ 대표다. 댓글 조작 프로그램인 ‘킹크랩’ 사용에 가담한 혐의 등으로 전날 구속기소됐다. 경공모의 또 다른 텔레그램 채팅방에선 드루킹이 직접 댓글을 지시하기도 했다. ‘KBS-new’라는 채팅방으로, 당시 186명이 가입돼 있었다. 시기는 2017년 4월 6일 오후 4시21분으로 나온다. 드루킹은 <문재인, 광주서 ‘임을 위한 행진곡’ 부르며 전국 순회 시작>이라는 기사를 올리면서는 “지원 부탁드린다”고 댓글 작업을 부탁했다. 이 기사에는 안철수 후보에 대한 비판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드루킹(아이디 ‘tuna****’)도 “안철수의 젊은 정치, 강철수 이미지가 호남의 젊은 조폭들하고 손잡는 거였나?”라는 댓글을 직접 달았다.
이에 대해 경공모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인사는 “당시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후보가 지지율 상승을 보이며 문재인 후보와 양자 구도를 형성해 가던 때였다”며 “당시 경공모에서 ‘안철수 때리기’에 집중했던 증거”라고 전했다.
실제로 같은 날 네이버의 정치 댓글 많은 뉴스 5위(5300개)가 <文측 “安, 선거인단 ‘차떼기 밝혀야’…조폭 손 빌린 의혹도”> 였다. 이 기사 댓글에서도 경공모 회원들이 쓰는 아이디가 다수 발견됐다.
드루킹은 채팅방에서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경남지사 후보를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김경수 의원이 링크를 보냈기 때문에 아침 일찍 작업 한번 더 들어가야 한다’(2017년 7월 30일 전후로 추정)는 내용이었다.
◆‘센다이 총영사 제안’ 공방= 김경수 후보가 드루킹에게 전화를 걸어 인사 제안을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드루킹과 경공모가 대선 경선을 돕는 대가로 김 후보에게 인사 청탁을 했고, 이게 뜻대로 되지 않으면서 김 후보가 다시 역제안을 했다고 한 언론사가 보도하면서다.
보도에 따르면 2017년 5월 대선 후 드루킹이 도모 변호사를 일본 대사로 추천했으나 거절당했고, 김 후보의 한모(49) 전 보좌관이 "1급 외교관 자리를 주겠다”며 오사카 총영사직을 제안했다. 하지만 오사카 총영사 내정자가 있어 불발되자 같은 해 12월 김 전 의원이 드루킹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센다이 총영사직을 제안했다는 게 요지다. 이에 대해 김 후보 측은 "사실이 아니다. 책임을 묻겠다”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김 후보 측 제윤경 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실체적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일훈·박태인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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