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기준, 미국은 낮췄지만 한국 140/90 유지
정종훈 입력 2018.05.21. 00:22 수정 2018.05.21. 06:37
기준 낮추면 30세 이상 절반이 환자
국내 고혈압 판정 기준이 현행대로 ‘140/90mmHg’를 유지하게 됐다. 대한고혈압학회는 18~19일 춘계학술대회에서 ‘한국 고혈압 진료지침 2018’을 공개했다.
미국심장협회·심장학회(AHA·ACC)가 지난해 11월 고혈압의 정의를 수축기 혈압은 140mmHg에서 130mmHg 이상으로, 이완기 혈압은 90mmHg에서 80mmHg 이상으로 변경했지만 이를 따르지 않기로 한 것이다.
질병관리본부도 18일 ‘고혈압 진단 기준의 최근 동향’ 보고서에서 미국 연구의 한계를 지적했다.
미국이 기준 변경 근거로 삼은 연구의 대상에 아시아인이 소수이고, 연구 대상자의 체질량지수(BMI)가 국내 평균과 차이가 크며, 당뇨병·뇌졸중·심부전 환자 등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대한고혈압학회는 고혈압의 기준을 140/90mmHg로 유지하고, 정상 혈압(120/80mmHg)의 기준도 바꾸지 않기로 했다. 다만 5년 만에 혈압 분류를 좀 더 세밀하게 나눴다. 2013년 지침은 120~129/80~84mmHg를 고혈압 전 단계 1기로, 130~139/85~89mmHg를 고혈압 전 단계 2기로 정의했는데, 이번에 120~129/80mmHg를 ‘주의 혈압’으로, 130~139/80~89mmHg는 ‘고혈압 전 단계’로 정의했다. 만성 콩팥질환자 등 위험군은 약물치료를 권고했다.
조명찬(충북대 의대 순환기내과 교수) 대한고혈압학회 이사장은 “고혈압 전 단계는 심혈관질환 위험도가 최고 2배 증가하므로 적극적으로 생활 습관을 개선해야 한다. 주의 혈압을 넣은 이유는 가능하면 혈압을 정상 범위에서 유지하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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