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장 수 줄여야 합니다" 문무일 전화, 간부 6명 사의
김영민.한영익 입력 2018.06.18. 02:30 수정 2018.06.18. 06:55
지난 15일 박상기 법무부장관, 김부겸 행정안전부장관 등과 청와대 오찬에 앞서 문 총장은 약 30분간 문 대통령과 단독 면담을 했다. 이 자리에서 문 총장은 문 대통령의 검찰권 축소 의지를 확인했다. 문 대통령은 “수사권 조정은 나의 뜻”이라며 명확히 선을 그었다고 한다. 오찬 회동 직후 청와대는 곧바로 민갑룡(53) 경찰청 차장을 차기 경찰청장으로 지명했다. 경찰대 4기 출신인 민 차장은 대표적인 기획통이다. 참여정부(2003~2008년) 시절부터 수사권 조정 업무를 주도해왔다. 한 경찰청 간부는 “대통령이 수사권 문제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밝힌 바로 그날 청와대에서 민 차장을 차기 경찰청장으로 지명했다”며 “이번에야말로 경찰의 숙원인 수사권 독립이 일정부분 실현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동안 문 총장은 검찰이 기소 전 경찰 수사를 지휘하고, 법원이 검찰의 영장을 최종판단하는 현행 형사소송법 체계가 국민의 기본권 보장 측면에서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경찰이 수사 과정에서 보다 많은 자율성을 부여받아야 한다”는 문 대통령의 뜻이 담긴 수사권 조정안은 이번 주 내 법무부·행정안전부 등 정부부처 합동으로 발표될 전망이다.
검경 수사권 개편안이 검찰 인사와 맞물리게 되면서 조직 내부의 동요를 다독이는 일이 문 총장의 급선무로 떠올랐다. 법무부는 18일 검찰 고위간부의 승진·전보를 결정하는 인사위원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검사장 승진 인사는 오는 20일 이전 발표될 전망이다. 통상적으로 검사장 인사는 법무부가 인사위원회를 열고 하루나 이틀뒤 실시됐다.
법조계 안팎에선 이번 검찰 인사 역시 문재인 정부의 대선 공약인 ‘검사장 수 축소’의 기조에서 이뤄질 것으로 분석한다. 올 초 검찰 성추행 진상조사단장을 맡은 조희진(56·사법연수원 19기) 서울동부지검장과 신유철(53·20기) 서울서부지검장을 비롯한 고위 간부 6명은 인사를 앞두고 이미 용퇴 의사를 밝혔다. 이들은 사법연수원 19~20기 출신으로 문 총장의 직속 후배들이다. 문 총장은 지난 14일께부터 직접 고위 간부들에게 전화를 돌렸다고 한다. 일선 지검장들이 잇따라 사의를 표명하기 직전이다. 문 총장은 “검찰 근무를 더할 생각인지 스스럼없이 이야기해달라”며 후배들의 의사를 넌지시 물었다고 한다.
“새로운 길을 찾아보겠다”는 뜻을 밝힌 간부들에겐 검사장 수를 줄여야 하는 사정을 소상히 설명했다고 한다. 고검장 승진이 어려워진 후배들에게는 일일이 미안한 마음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민·한영익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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