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조 쏟아부은 일자리사업.. 40%가 6개월내 퇴사
입력 2018.08.01. 03:00
74만명중 취약계층은 36% 그쳐.. 올해는 183개 사업에 19조 투입
[동아일보]
정부가 지난해 각종 일자리 사업에 17조 원이 넘는 예산을 쏟아부었지만 실제 취업자 중 6개월 넘게 일한 경우는 60%에 그쳤다. 10명 중 4명은 6개월을 못 채우고 그만둔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31일 국무회의에서 ‘재정 지원 일자리사업 평가 및 개선방안’을 보고했다. 지난해 국가 예산으로 실직자 등의 구직 활동을 도운 직업훈련 및 고용서비스 사업에는 각각 312만4352명과 121만2829명이 참여했다. 직업훈련에는 참가자 1인당 66만 원, 고용서비스 사업에는 1인당 77만 원 정도가 투입됐다. 이들 가운데 6개월 이내에 취업한 경우는 39.7%, 43.3%에 불과했다.
또 저소득층과 장애인 등에게 한시적으로 일자리를 제공하는 ‘직접일자리 사업’의 참가자 74만 명 가운데 실제 취약계층은 36.3%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고소득자가 직접일자리 사업에 다수 포함된 사실은 최근 감사원 감사에서도 드러났다. 취약계층을 돕겠다는 당초 취지와 달리 ‘눈먼 돈’이 된 셈이다. 지난해 정부는 직접일자리 사업에 3조2000억 원을 투입하는 등 모두 17조1000억 원을 썼다.
일자리사업 예산은 2014년 12조 원, 2015년 13조9000억 원, 2016년 15조8000억 원 등 매년 빠르게 늘고 있다. 올해는 183개 사업에 19조2312억 원을 투입한다. 정부는 일자리사업이 방만하게 운영된다는 지적에 따라 이번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내년에 5개 사업을 없애고 10개 사업을 통합 또는 개편하기로 했다. 정부가 취업률과 고용유지율 등 객관적 지표로 각각의 일자리사업을 평가한 것은 처음이다.
폐지 대상 중 눈에 띄는 건 ‘세대 간 상생고용 지원’ 사업이다. 이 사업은 기업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고 청년을 신규 채용하면 청년 한 명당 2년간 1080만 원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정부가 청년일자리 확대에 올인(다걸기)하는 상황에서 청년일자리 사업 하나를 없애는 것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올해 일몰이 예정돼 있었고, 고용 증가율이 3.7%에 그쳐 폐지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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