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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와 '0.8%'…숫자로 보는 車산업의 위기

forever1 2018. 10. 28. 12:30



'1.2%'와 '0.8%'…숫자로 보는 車산업의 위기

     
       

3분기 영업이익률 현대차 1.2%·기아차 0.8%

현대차의 경우 외환위기 당시(4.2%)보다 더 낮아

협력사 위기로 이어지며 車산업 생태계 위협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자동차산업 생태계가 심각한 위기를 맞았다.

현대차 등 완성차 업체는 차를 팔아 이자도 내기 어려울 정도로 수익률이 추락했다. 이들에게 부품을 공급하는 1차 납품업체들은 상황이 더 나쁜데, 영업이익률이 0%대로 내려앉았다. 2.3차로 넘어가면 거의 대부분이 적자를 견디다 못해 가쁜 숨을 몰아쉬는 형국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가 국제회계기준(IFRS) 기준 적용이 의무화된 후 8년10개월 만에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고, 기아차와 쌍용차도 전년동기에 비해 역성장하며 위기를 고조시켰다.

뉴시스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25일 현대차가 3분기 최악의 실적을 받아든 가운데 주가도 곤두박질치고 있다. 하루 만에 주가가 6%가량 급락했고 시가총액도 약 1조5000억원이 증발했다.현대차 주가 급락의 주요 요인으로는 3분기 부진한 실적이 꼽힌다. 현대차는 이날 3분기 연결기준 잠정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6% 하락한 2889억원이라고 공시했다. 당기순이익도 67.4% 급감한 3060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현대차 대리점의 모습. 2018.10.25.myj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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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업계를 공포에 휩싸이게 한 숫자는 현대차

영업이익률이란 매출액에 대한 영업이익의 비율이다.

현대차가 올 3분기 1000원 어치를 팔아 12원을, 기아차는 1000원어치를 팔아 8원을 남겼다는 의미다. 글로벌 자동차 빅 5 중 현대차를 제외한 르노 닛산·도요타·폴크스바겐·제네럴모터스(GM)가 올 상반기 5%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대차의 성적은 더욱 우울하다.

현대차는 2012년까지만해도 영업이익률 10%대를 보였다. 하지만 2013년 9.5%로 떨어진 후 꾸준히 줄어들어 지난해에는 4.7%까지 낮아졌다.

현대차의 영업이익률 1.2%는 외환위기 당시(4.2%)보다 더 낮은 수치다. 현대차는 지난해 1분기 5.4%, 2분기 5.5% 3분기 5.0% 4분기 3.2%의 영업이익률을 보여왔으며, 올해 1분기와 2분기에는 각각 3.0%, 3.8%의 영업이익률을 나타냈다.

한국지엠, 르노삼성, 쌍용차 역시 판매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심각한 문제는 완성차업계의 영업이익률 감소가 현대차에 부품을 납품하는 협력사들의 위기로 이어지며 자동차산업 생태계가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자동차 부품업계는 현대·기아차 등 완성차업계가 재채기를 할 때부터 독감을 앓아왔다.

자동차의 생산이 줄면 협력사가 납품하는 부품도 줄어들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에 따르면 국내 89개 상장 부품사의 1분기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에 비해 2.8%p감소한 0.9%에 그쳤다. 절반에 가까운 42곳은 영업 적자를 냈다.

2, 3차 협력업체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2, 3차 협력업체들은 자금난에 시달리며 낭떠러지로 떠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자동차산업 직접 고용은 40만명에 이른다. 정비와 운송 등 간접고용까지 합하면 170만명이 자동차산업으로 먹고 산다.

자동차산업은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1%에 이른다. 자동차 산업은 전후방효과가 가장 큰 산업군으로 꼽힌다. 자동차산업이 무너지면 철강과 석유화학 등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산업을 살리기 위해서는 친환경, 커넥티드, 전동화, 자율주행 등 미래차 시대에 빠르게 적응하고, 시장을 선도해야 한다"며 "불필요한 규제를 해소하고 해당 분야에 대한 지원을 늘리는 등 적극적 대응을 하지 않으면 한국 경제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수소전기차 등 국내 산업이 유리한 고지에 있는 분야를 집중적으로 키울 필요가 있다"며 "혁신 기술의 부품업체들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발목을 잡는 규제들을 빠르게 해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