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 대북제재 완화 요청..트럼프 답 안했다"
정효식 입력 2019.01.21. 01:40 수정 2019.01.21. 06:51
트럼프 "2월말쯤 정상회담 할 것
개최국도 정했지만 나중에 발표"
미국 측 "비핵화 전까지 제재 유지"
복수의 현지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8일 백악관에서 90분간 김영철 부위원장을 면담한 내용과 관련 “북한은 2차 북ㆍ미 정상회담에서 통 큰 합의를 하기 위해 제재 완화를 요청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답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그는 “김영철 부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통 큰 합의의 내용으로 영변 핵시설 폐기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동결 또는 폐기 카드를 설명했는지는 불투명하다”고 덧붙였다. 김영철 부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 면전에서 대북제재 완화를 요구했다는 건 제재 완화가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한 2차 북ㆍ미 정상회담 개최의 요구 사항 임을 뜻한다. 또 김 위원장의 최대 관심사가 제재 완화 임을 시사한다. 백악관 예방에 앞서 김영철 부위원장은 폼페이오 국무장관과도 만났다. 이 자리에서 폼페이오 장관은 제재 완화 문제와 관련 “구체적인 협상 의제는 스티븐 비건 대북 특별대표와의 실무 협상에서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고 한다. 회담 사정에 밝은 서울의 외교 소식통은 익명을 전제로 “미국은 일단 비건 대표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과의 스웨덴 실무 협상에서 북한이 내놓는 카드를 보고 상응 조치의 수준을 결정할 것”이라며 “미국에게 지금 중요한 것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실질적 조치”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에 많은 진전을 이뤘고 다른 많은 사안에 관해서도 얘기를 나눴다. 언론에 보도되지 않은 엄청난 진전을 이뤘다”고도 강조했다. 그럼에도 김영철 부위원장 일행이 백악관을 떠난 직후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미국 정부는 완전하고, 검증된 비핵화를 보기 전까지 제제와 압박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외교 소식통은 “미국 내에선 ‘일단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에 대해) 어느 정도로 진지한지 보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19일 밤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시작된 북ㆍ미 협상에 따라 2차 북ㆍ미 정상회담의 분위기는 물론 합의 내용까지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또 다른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 정부가 2차 정상회담의 날짜ㆍ장소를 발표하지 않은 건 김영철 부위원장의 요구였다. 김영철 부위원장은 “회담 일시와 장소는 김정은 위원장의 수표(결재)를 받아야 한다”며 발표 연기를 요청했다는 것이다. 개최국은 베트남으로 정해졌지만, 개최 도시를 놓고는 북ㆍ미 양국이 하노이와 중부 다낭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에 따라 북ㆍ미는 “비건 특별대표와 최선희 부상이 스웨덴 실무 협상에서 비핵화와 상응 조치 및 정상회담 세부 내용 등을 논의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소식통은 “북ㆍ미 양국 모두 서로 원했던 걸 얻었기 때문에 나쁘지 않은 결과”라며 “김영철 부위원장은 김정은 위원장에게 2차 정상회담을 확정짓고 제재 완화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요구했다고 보고할 수 있게 됐고, 폼페이오 장관도 지난해 8월 말 임명된 비건 특별대표의 대북 실무협상을 5개월 만에 받아냈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영철 부위원장 일행은 워싱턴 체류 둘째 날인 18일 저녁 지나 해스펠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비밀리에 만찬을 했다. 김 부위원장과 박철 아태평화위 부위원장, 김성혜 실장 세 사람이 저녁 7시10분 듀폰서클 호텔을 떠나 워싱턴 시내에서 해스펠 국장과 신임 코리아미션 센터장 등을 만났다. 미국 CIA와 북한 통전부 라인이 만들어졌음을 시사한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전수진 기자 jjpol@joongang.co.kr
'국제뉴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美, 베네수 '돈줄' 국영석유社 제재.."모든 외교경제 수단 동원" (0) | 2019.01.29 |
---|---|
브라질 남동부서 댐 붕괴..토사 마을덮쳐 200여명 실종된듯 (0) | 2019.01.26 |
트럼프판 '스타워즈' 미사일 방어전략..우주에 센서·요격무기 (0) | 2019.01.18 |
'인플레 200만%' 베네수엘라 월 최저임금 300% ↑..달걀 1판 값 (0) | 2019.01.15 |
골드만삭스의 경고.."애플 다음 차례는 스타벅스" (0) | 2019.01.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