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터족도 설 자리 없나"..청년의 '한숨'
김청윤 입력 2019.02.03. 13:52
#2. 순천에 사는 정모(30)씨는 2015년8월 구직 활동을 시작한 후 아직 취업 경험이 없다. 돈을 벌어본 기억은 단 2번. 고등학생 수학 과외와 중국인 관광객 안내 알바를 단기간 해본 게 전부다. 구직 사이트를 이용해 다른 알바도 구하려 노력해봤지만 번번이 불합격을 받고는 의지마저 사라졌다. 정씨는 “나는 프리터족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알바로 생계를 이어나갈 정도로 꾸준히 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아르바이트 구인·구직 포털 알바몬에 의하면 알바 구직자 1702명 중 91.4%는 알바 구직이 어렵다고 답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 이들 중 40.3%가 ‘부족한 알바 일자리’, 30.5%는 ‘높은 알바 경쟁률’을 꼽았다. 경제 불황이 알바 시장까지 타격을 입히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알바가 취업 준비 기간 중 생계비를 벌기 위한 일종의 완충지대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알바몬이 지난해 알바 경험자 6924명에게 물었더니 자신을 프리터족이라고 생각하는 청년들 중 57%는 ‘비자발적 프리터족’이었다. 이들 중 66.74%는 ‘취업이 될 때까지 생계비를 벌기 위해’ 프리터족 생활을 한다고 답했다. 취업 기간 중 어쩔 수 없이 알바로 돈을 구하는 프리터족이 과반인 셈인데, 알바 자리가 적어진다는 것은 이들의 생계가 불투명해진다는 것이다. 결국 청년세대들은 일할 의지를 잃은 ‘니트족’이 되거나 가족에 의존할 가능성이 커진다.
전문가들은 이 추세가 지속되면 국가 생산력 저하는 물론 사회적 저항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한순구 연세대 교수(경제학과)는 “현재 청년세대는 일을 배울 기회 자체를 박탈당하고 있다”며 “개인의 성장과 국가 생산력 저하가 불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윤상철 한신대 교수(사회학과)도 “젊은 세대들이 부분적으로 보충하던 소득이 사라진 것”이라며 “청년 세대를 사회가 수용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윤 교수는 이어 “경제적 어려움이 세대 전체의 사회 저항을 불러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김청윤 기자 pro-ver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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