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親舊, friend)
친구! 어렸을 때 동무라고 불렀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육십 대 중반인 요즘 들어서 가끔 생각 하면, 내가 친구들을 언제 만났지? 만나서 저녁을 먹은 날은 언제지? 기억이 가물가물 한 것 같습니다. 그만큼 친구들을 자주 만나지 못했다는 증거일 것입니다. 그리고 외톨이로 살았거나 바쁘다는 핑계로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한 것 같습니다. 돌이켜 보면 그렇지 않았는데 말입니다.
<늑대와 함께 춤을(Dances with Wolves)> 이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이 영화는 백인들의 아메리카 대륙에 진출하면서 인디언들과 백인들과의 갈등을 그린 이야기 중 드물게 인디언들의 시각으로 바라본 이야기가 주제입니다. 하지만 그 이면으로는 인간들 사이의 믿음 뿐 아니라 인간과 동물, 나아가서는 인간과 자연간의 신뢰와 믿음이라는 더 높은 주제가 숨겨져 있는, 훌륭한 메시지를 우리에게 준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북미 대륙의 인디언들은 사물을 표현하는 방법이 아주 독특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영화의 주인공이 늑대와 함께 노는 모습을 보고, 인디언들은 그를 ‘늑대와 함께 춤을’이란 이름으로 불렀습니다. 정말 흥미로운 이름이라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북미 인디언들은 ‘친구’를 가리키는 말을 ‘나의 슬픔을 자기 등에 지고 가는 사람(One who carries my sorrows on his back)’이라고 부른다는 것입니다.
어학사전에 보면 친구(親舊, friend)란? ‘오래도록 친하게 사귀어 온 사람’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한 마디로 나이 차이와는 상관없이 오래도록 사귀어 온 사람이면 친구가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북미 인디언들이 말하는 친구는 시적(詩的) 운치도 가득하고 어쩌면 인생에 대한 깊은 통찰력과 철학이 깃들어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내전 때 로마 공화정을 지키려 했던 키케로(Marcus Tullius Cicero)는 “친구는, 나의 기쁨을 배로 하고, 슬픔을 반으로 한다.”고 했습니다. 친구가 그만큼 비중 있는 중요한 사람이라는 뜻이겠지요.
이런 좋은 친구들을 자주 못 만난 내가 잘못이 크다고 생각을 해 봅니다. 앞으로는 회사일, 강의 준비, 집안 일 들 바쁘다는 핑계로 친구들과 어울림을 멀리하지 않으려는 생각을 가져 봅니다.
‘나의 슬픔을 자기 등에 지고 가는 사람’, ‘나의 기쁨을 배로하고, 슬픔을 반으로 하는’ 소중한 친구들에게 자주 전화라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단체 카카오톡 방에 올라온 글을 읽고 댓글도 열심히 달아야 할 것 같습니다.
2019년 10월 6일
글쓴이 소백산 끝자락에서 김 병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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