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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초(雜草, Weed)

forever1 2023. 1. 28.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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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초(雜草, weed)

 

농사(農事, farming)를 주업으로 하지 않는 사람일지라도 잡초라고 말하면 진절머리를 내곤 합니다. 저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봄부터 늦가을까지 농사를 조금 짓고 있는데, 잡초 제거(除去, removal)를 위해서 토요일 오후부터 일요일을 이용하여 20들이 약통을 지고 이 밭 저 밭에 제초제(除草劑, herbicide)를 치느라 엄청나게 고생을 많이 하곤 합니다.

그럼 잡초는 무엇일까요? 민들레는 약용으로 사용되기도 하고 나물로 먹기도 하는데 잡초일까요? 국어사전에는 가꾸지 않아도 저절로 나서 자라는 여러 가지 풀이라고 단순하게 정의를 했습니다. 그럼 산삼이나 산 더덕 같은 종류도 잡초에 속하는 걸까요.

백과사전에는 잡초를 어떻게 정의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인간은 식물을 재배하기 시작한 이래 농작물 경작지에 침범하는 잡초와 싸워야 했다. 어떤 잡초들은 처음에는 예상하지 못했던 가치가 훗날 발견되어 잡초의 목록에서 그 이름이 삭제되고 재배되었다. 반면 재배식물을 새로운 기후대에 이식하면 잘 자라지 못해 잡초가 되는 경우도 있었다. 따라서 잡초는 항상 범주가 바뀌는 상대적인 개념이다.

잡초를 억제하거나 제거하기 위한 많은 방법들이 개발되어왔다. 이러한 방법들은 잡초 각각의 성질, 처리하기 쉬운 방법, 환경과의 관계에 따라 다양하다. 어떤 경우, 잡초제거는 수많은 숙련공을 동원하는 고도의 특수활동이다. 대학교와 농과대학에서는 잡초제거 과정을 가르치며, 산업에서는 필요한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

잡초는 물·햇빛·영양분을 얻기 위해 재배식물과 경쟁한다. 방목지와 목초지의 잡초는 맛이 없거나 심지어는 동물들에게 독이 되기도 한다. 많은 잡초들은 식물의 병을 일으키는 생물체들의 숙주가 되기도 하고 곤충에 의해 매개되는 병의 숙주가 되기도 한다.’

백과사전에도 이것이 잡초다.’라고 똑 부러지게 나와 있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려서 잡초에 대한 정의(定義)가 만족스럽지 않습니다. 어쩌면 인간으로부터 미움받거나 멸시받는 풀이 잡초가 아닌가 하고 생각을 해 봅니다.

미국의 보스턴에서 태어난 시인이자 사상가인 랠프 월도 에머슨(Ralph Waldo Emerson)은 잡초를 장점이 아직 발견되지 않은 식물이라고 정의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시인처럼, 사상가처럼 아주 멋지게 정의를 내리지 않았나 하고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옛말에는 잡초를 제자리를 벗어난 식물이라고 정의를 했는데, 정확하게 무슨 의미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미국 연방대법관을 지낸 포터 스튜어트(Potter Stewart) “딱 보면 안다.”라고 말했습니다. 어쩌면 백과사전보다 훨씬 명확한 정의가 아닌가 하고 생각을 해 봅니다. 한 번이라도 농사를 지어본 사람이라면 농작물(農作物, crop)과 잡초를 딱 보면 안답니다.

사실 어떤 사람에게는 잡초에 불과한 식물(植物, plant)이 또 어떤 사람에게는 약초(藥草, herb) 같은 아주 귀한 식물이 될 수도 있습니다. 난초에 관심이 없는 사람에게는 바로 옆에 복륜이나 사피반 혹은 중투 같은 값비싼 야생 보춘화(報春化)가 있어도 잡초로밖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지요.

식물은 인간의 가치 기준에 따라 잡초가 된다라는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인간의 가치 기준이란 경제적 이익 또는 아름다움에 대한 인식이 아닐까요.

어떤 식물학자는 인간이 잡초를 번성하도록 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답니다. 숲속에서 다른 식물들에 섞여서 힘겹게 생존경쟁(生存競爭, struggle for existence)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데, 인간이 거대한 농경지를 만들고 작물을 재배하기 위하여 거름을 줌으로 하여, 환경적응에 뛰어난 잡초의 씨가 날아들어 번식(繁殖, reproduction)을 하게 된 것이라고 말입니다.

거실에서 키우고 있는 반려식물(伴侶植物, companion plant)인 난초 화분에서 새싹이 올라오고 있는 것을 보면 봄이 오고 있다는 증거일 것입니다. 이제 봄부터 잡초와 전쟁이 시작될 것 같습니다. 시중에는 잡초매트를 비롯하여 도구들도 무수히 많이 쏟아져 나온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잡초매트를 깔고 추가로 농기구를 사서 더 쉬운 방법으로 잡초를 제거할 수 있도록 해야겠지요. 스팀 제거기도 나왔다고 하니까 관심이 갑니다. 좀 더 쉽게 잡초를 제거할 방법이 있으면 저에게 알려주셨으면 합니다.

잡초에 대하여 더 알고 싶은 부분이 있으신 분은 조지프 코캐너(Joseph A. Cocannouer)가 지은 책 잡초의 재발견(WEEDS-Guardians of the soil)을 읽어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Guardians of the soil’토양의 수호자로 번역할 수가 있답니다.

 

단기(檀紀) 4,356(CE, Common Era 2,023) 128

소백산 끝자락에서 作家(Author) 김 병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