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비(雨) 글 / 서문곤 온 종일 원색 빛 구겨버린 기운 끝에 해질녘 맞춰 겨우 울음 터트린 비는 역 광장 향기 없이 치장하던 꽃 떨어진 흉터 옆 꼿꼿이 선 장미 봉오리 쓰다듬고 흐르고 흘러 마지막 혼신으로 주체 못하게 흐르다 속 태우며 눈물 뿌려 감춰두었던 사연까지 흐른다. 눅눅한 인파 속에 무심코 스친 케케묵은 향기는 깊숙이 삭여 놓은 옛 사랑의 흥분을 세워놓고 지하상가 바닥에 흥건히 늘어진 비 발길 분주한 계단에 짓눌려 무참히 보낸 세월 바닥 훑어 일으켜 세운다. 여기 나서면 외로이 젖은 향기 가득 깔린 미로를 술에 취한 채 배꽃 마을 가희의 기쁜 소식 기다리면서 누워야만 한다. 5월의 비는 남몰래 쓰린 밤 덮고 유혹의 태양 기다리기 때문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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