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결의 노래 나리꽃 백합 학창시절 밤새도록 잠 못 들며 <릴케>며 <바이런>을 외우던 때가 있었다.
그때는 여학생들에게 물어보면 대개 좋아하는 꽃으로 백합꽃을 첫 번째로 꼽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재미있는 것은 그때의 그 해맑은 여학생들의 꽃에 대한 기호가 나이를 먹어가면서 점점 변화하여 급기야 30~40대에 이르면 화려한 장미꽃으로 바뀐다는 것이다. 사춘기 시절의 순결했던 몸과 마음은 세상을 살면서 순결함만으로는 이겨나가면서 지켜내기 어려움 때문일까... 지금도 백합을 보면 학생시절 감히 말 한마디 제대로 건넬 수 없었던 단정한 하얀 칼라의 교복을 입은 여학생이 단박 생각나는 것도 어쩌면 그 간결하면서도 새하얀 꽃의 모습과 꽃말처럼 순결하고도 존엄한 이미지가 앞서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백합꽃의 전설 역시 순결을 지키다 꽃이 된 소녀의 이야기이다. 욕심 많고 여색을 밝히던 원님의 눈에 띈 소녀가 함께 가지는 원님의 청을 어머님에게 물어 보겠다는 핑계를 대고 집으로 갔지만 원님의 탐욕을 아는지라 두 모녀는 깊은 산 속으로 도망쳐 어느 절에 두 몸을 의탁하게 된다. 그러나 원님의 수하는 끝까지 두 모녀를 찾아내어 급기야 소녀를 원님 앞에 데려 가고 말았다. 그래도 원님이 좋아했던 소녀였기 때문에 말에 태워 갔는데 원님이 이 소식을 듣고 직접 나와 말에서 내리도록 손을 잡아주려 하였다. 그런데 소녀는 두려움도 잊은 듯 하얗게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그 때 원님이 소녀의 손을 잡는 순간 갑자기 소녀는 사라지고 그 곳에 한송이 하얀 꽃이 피어났다. 간결한 자태와 하얀색으로 눈이 부신 그 꽃을 본 원님은 그제서야 자신의 죄를 뉘우치고 그 꽃을 정성으로 키웠다고 한다.
젊은 시절 밀폐된 방안에 몇 송이만 꽂아두어도 백합의 향기가 강하여 질식해 죽게 된다는 이야기가 떠돌았다. 쇼펜하우어의 자살론을 읽으며 백합꽃을 자살의 도구로 사용하면 어떨까라는 부질없는 생각을 한 적도 있지만 사실 터무니없는 방법이란 이야기를 듣고 그 만큼 생각이 순수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하고 웃었던 기억이 있다.
백합은 한방에서 오히려 진정, 이뇨, 진해를 치료하는 약으로 사용한다. 백합의 맛은 달며 성질은 차고 심장과 폐에 작용한다. 따라서 마음을 맑고 편안하게 하며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고 꿈을 많이 꿀 때에도 효과가 있다. 때문에 선경시약을 치료하며 마음이 번잡하고 불안할 때에도 효과가 있다. 또 폐경에 작용하기 때문에 해소기침과 피 섞인 담이 나오는 증상을 치료하고 폐의 기능을 원활하게 한다. 이외에도 외과에서는 피부의 습진이나 부스럼 등에도 효과가 있다.
순결함의 대표적인 꽃으로 불리는 백합은 외국에서 들어온 꽃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 우리나라가 원산지라고 한다.
사춘기 시절 첫사랑의 설레임으로 잠 못 이루던 밤을 생각나게 하는 백합꽃 몇 송이 사들고 들어가 오늘 첫사랑을 생각하는 날로 정하면 어떨까? 물론 상대에겐 눈치 채지 못하도록 해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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