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하님의 시방

비 오는 날 카페에서

forever1 2007. 4. 7. 07:47



    언제나 그랬듯이 구석자리는 내 차지였지요 조용한 음악일수록 더욱더 짙게 내 가슴을 파고들고 난 펼쳐진 신문을 보는 둥 마는 둥 오로지 그대 오기만을 기다렸습니다 오늘은 웬일인지 그대가 늦고 그럴 때면 내 마음은 한 자리에 못 있습니다 공연히 첫잔만 만지작거리며 온갖 걱정에 휩싸입니다 혹시 오다가 무슨 일이 생긴 것은 아닐까 평소에는 꽤나 느긋한 편인 내가 그대에게만은 왜 이렇게 안절부절인지 모를 일입니다 주변에 있던 딴 손님들이 흘끔흘끔 쳐다봐도 어쩔 수 없습니다 난 어느덧 반 갑이나 남아 있던 담배를 다 피웠고 마지막 남은 한 개비를 비벼 끄고 있을 즈음, 누군가 나를 내려다보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아아 그렇습니다 그대는 항상 소리없이 내게 나타났지요 소리없이 내게 다가와 내 마른 가슴을 적셔주곤 했지요 비 오는 날 카페에서...

                      '이정하님의 시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다린다는 것은  (0) 2007.04.17
                      한 사람을 사랑했네  (0) 2007.04.13
                      그대 굳이 나를 사랑하지 않아도 좋다  (0) 2007.04.03
                      기대어 울 수 있는 한 가슴  (0) 2007.03.16
                      아름다운 세상의 향기  (0) 2007.0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