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인님의 시

가을 노래

forever1 2006. 11. 4. 07:38
 
    하늘은 높아 가고 마음은 깊어 가네 꽃이 진 자리마다 열매를 키워 행복한 나무여 바람이여 슬프지 않아도 안으로 고여 오는 눈물은 그리움 때문일까 가을이 오면 어머니의 목소리가 가까이 들리고 멀리있는 친구가 보고 싶고 죄없이 눈이 맑았던 어린시절의 나를 만나고 싶네 친구여 너와 나의 사이에도 말보다는 소리 없이 강이 흐르게 이제는 우리 더욱 고독해져야겠구나 남은 시간 아껴 쓰며 언젠가 떠날 채비를 서서히 해야겠구나 잎 이 질 때마다 한 움큼의 시들을 쏟아내는 나무여 바람이여 영원을 향한 그리움이 어느새 감기 기운처럼 스며드는 가을 하늘은 높아 가고 기도는 깊어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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