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인님의 시

진 달 래 / 이 해 인

forever1 2008. 2. 20. 12:49






      진달래 / 이해인





      해마다 부활하는

      사랑의 진한 빛깔 진달래여

      네 가느단 꽃술이 바람에 떠는 날

      상처입은 나비의 눈매를 본 적이 있니

      견딜 길 없는 그리움의 끝을 너는 보았니


      봄마다 앓아눕는

      우리들의 지병持病은 사랑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아무것도 잡히지 않는다


      한 점 흰 구름 스쳐가는 나의 창가에

      왜 사랑의 빛은 이토록 선연한가


      모질게 먹은 마음도

      해 아래 부서지는 꽃가루인데


      물이 피 되어 흐르는가

      오늘도 피는

      눈물의 진한 빛깔 진달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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