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녕님의 시방

당신이 하룻밤이라도

forever1 2006. 11. 16. 07:46
      당신이 하릇밤이라도 이효녕 당신은 하나뿐인 아들과 함께 하늘에 올라가서 사는 집이 하도 멀어서 돌아오지 못하고 언제나 내 마음 위로 맴도는 것을 보니 사람들 냄새를 그리워하는가 보다 당신이 돌아오지 못한 방은 늘 비어 바람이 들어와 같이 잠이 들었는데 비누거품처럼 불어나는 내 슬픔 뼛속 깊이로 스며드는 시린 외로움 지금까지 살아온 나날을 둘러보던 누가 슬픔뿐이라고 말하는가 비가 질척거리는 시장에 들러서 떠들썩한 좌판마다 기웃거리며 마음으로 마련한 음식 차려 같이 하려고 기다리는 늦은 저녁상 보아라 촛불로 가물거리며 돌아와 빈 가슴 태워 노란 국화꽃잎이 마음 가까이 떨어지는 순간 그리움으로 기다리며 혼자 술을 마시다 보면 살아서 남은 자들은 반가움에 눈물 흘리고 지상에서 지난해 가을 하늘로 올라간 당신은 창을 열어 따듯한 바람 안고 낙엽이 수북한 길을 걸어 오늘 하릇밤이라도 정든 집을 찾아 여기저기 둘러보며 돌아가겠지 <아내 일주기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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