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밧줄 타고, 절벽 오르며..' 목숨 걸고 등교하는 아이들
조진형 입력 2017.09.30. 06:01 수정 2017.09.30. 08:42
세계서 가장 위험한 등굣길
중국 쓰촨성 구루는 비좁은 절벽길
히말라야 잔스카는 얼음덩어리 위 걸어
컬럼비아 네그루강 위 케이블에 몸 의지하기도 중국 남서부 지방의 쓰촨성 야안시의 구루촌. 이곳에 사는 초등학생들은 인근의 구루춘 초등학교에 다닌다. 그런데 이 학교 통학길은 다소 독특하다. 바위산의 절벽길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이다. 높은 바위산의 절벽길 끄트머리는 온통 비탈이다. 비좁은 절벽길의 폭은 단 (최소) 0.5m. 발이라도 삐끗하면 추락하기 십상이다. 최근 이런 사실이 CNN에 보도되면서 주변 자치단체에서 철제 파이프 소재의 사다리를 세워줬다. 그래도 위험한 건 여전하지만 말이다. 아이들의 등교길은 약 2시간30분(편도 기준)이 걸리는데, 이들은 학교에 머물다 한달에 두 번 귀가한다고 한다. 인도 히말라야 깊숙이 숨겨진 잔스카 마을. 이곳 아이들은 해마다 눈으로 완전히 길이 막히는 1~2월, 잔스카 강이 꽁꽁 얼 때에만 학교에 갈 수 있다. 이 시기가 되면 아버지들은 산너머 기숙학교에 아이들을 등교시키기 위해 짐을 꾸린다. 군대의 유격훈련을 연상케 하는 통학길도 있다. 인도네시아 레박 마을에 사는 아이들은 학교에 가기 위해 흉물에 가까운 강 위 나무다리에 매달린 채로 강을 건넜다고 한다. 30분 돌아가면 안전한 다리가 있는데도 마을 사람들은 지름길인 이 위험천만한 다리를 건넜다. 인도네시아의 또다른 마을 리아우에선 아이들이 카누를 타고 노를 저으며 통학을 한다. 컬럼비아 동부의 네그루강 주변 마을에 사는 학생들은 학교를 다니기 위해 이 강을 건너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강 위에 다리가 설치돼 있지 않다는 점. 그래서 이들은 강을 낀 두 산을 잇는 800m 길이의 케이블을 타야 한다고 한다. 높이만 400m에 달한다. 도르래·간이의자 등 간단한 장치를 한 채로 케이블을 타고 내려오는데 걸리는 시간은 60초라고. 그래서인지 학교도 우기에는 휴교령을 내린다고 한다. 비가 오면 케이블 줄이 미끄러워져 위험하기 때문이다. 휴교령이 발령되면 아이들도 그날은 집에서 자습을 한다고 한다. 이 외에도 소를 타고 등교하거나(미얀마), 뗏목이나 아동용 튜브를 타고 통학하는(필리핀 리잘주(州)) 아이들도 있다.
중국 쓰촨성 구루는 비좁은 절벽길
히말라야 잔스카는 얼음덩어리 위 걸어
컬럼비아 네그루강 위 케이블에 몸 의지하기도
잠시 학창 시절을 떠올려보자. 매일 아침 정시에 눈을 뜬 당신. 졸린 눈을 비비고 간신히 몸을 일으켜 세웠다. 학교가 제법 멀었다면 버스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했을 것이다. 때론 지각을 면하고자 전력을 다해 질주한 기억도 있을 거다.
그런 등굣길이 버겁게 느껴졌었나. 그렇다면 당신에겐 상상도 어려운 등굣길이 있다.
바위·얼음길 등 비포장도로를 몇 시간씩 오가거나, 강물 위의 노끈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린 채로 강 위를 건너야 한다. 또 통학시간을 아끼려고 수십m 높이의 절벽을 타야 하는 곳도 있다. 세계 각지에 있는, 이른바 ‘목숨을 건 등굣길’을 소개한다.
━ 1. 중국 쓰촨성 구루
또 바윗길 중간쯤의 수십m 높이 바위절벽은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야 한다. 절벽을 우회하는 ‘안전한’ 통학길이 있긴 한데, 절벽길에 비해 무려 4시간이 더 걸린다고. 그래서 마을 어른들이 의기투합해 1년에 한번씩 안전 검사를 거친 뒤 새로운 대나무 다리로 교체해줬다고 한다.
━ 2. 인도 히말라야산맥의 잔스카마을
얼음과 눈으로 뒤덮힌 히말라야 산맥을 넘는 일은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일 중 하나다. 얼음덩어리 투성인 등굣길은 자동차로 이동할 수도 없다. 아버지들은 아이들을 데리고 얼음강 위를 일주일 가량 꼬박 걸어 등교시킨다. 군데군데 얼음이 녹아 길이 끊어진 곳은 자식을 업고 차가운 얼음물에 발을 담근다. 잔스카 마을의 남자들은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 3. 인도네시아의 레박·리아우
이 등교사진을 본 인도네시아의 한 건설회사 대표가 최근 아이들을 위해 새 다리를 만들어줬다고 한다.
━ 4. 컬럼비아의 네그루 강
조진형 기자 enis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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