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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년 전 공룡의 피 잔뜩 빨아먹고 호박 속에 화석화한 진드기 발견

forever1 2017. 12. 14. 09:27



1억년 전 공룡의 피 잔뜩 빨아먹고 호박 속에 화석화한 진드기 발견

김유진 인턴 입력 2017.12.13. 13:53 수정 2017.12.13. 14:13


1993년에 나온 영화 '쥬라기 공원'에선 고대 나무 송진(resin)의 화석인 호박(琥珀·amber)에 갇힌 모기에서 공룡의 피를 추출해 결국 공룡을 만드는 데 성공한다. 그런데, 실제로 약 9900만 년 전의 진드기 세 마리가 공룡 깃털 등과 함께 들어 있는 백악기 중기의 호박이 미얀마에서 발견됐다고, 영국 옥스퍼드대 자연사박물관이 이끄는 국제 연구진이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12일 보고했다.

진드기가 공룡이 지구 상에 살던 백악기에 있었다는 것은 알려졌지만, 공룡에 기생한 사실이 입증되는 진드기 개체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제 연구진이 현미경과 컴퓨터 단층 촬영을 통해서 일반 호박의 3분의 1크기인 이 호박에서 발견한 것은 진드기 세 마리로, 이 중 한 마리는 공룡의 피를 막 빨아먹었는지 평소 크기의 8배까지 몸이 부풀어 있었다. 또 두 마리의 진드기 성충이 나란히 발견됐으며, 이 중 한 마리는 1억 년 가까이 공룡의 깃털을 붙잡고 있었다.

이렇게 진드기의 형체가 그대로 보존되기는 매우 드문 일. 그러나 옥스퍼드대 과학자들은 이렇게 호박에 갇힌 진드기 몸통이 공룡의 피로 잔뜩 부풀어 올랐다고 해도, 여기서 공룡의 피를 뽑아 공룡의 DNA를 추출하고 궁극적으로는 ‘걸어 다니는 공룡’을 만들어내는 것은 영화처럼 쉬운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시간이 오래 지나면서 DNA 분자가 분해된다는 것이다.

옥스퍼드대와 함께 이번 연구를 진행한 스페인의 리카르도 페리즈-드-라 푸엔테 박사는 “지금까지의 화석 기록을 보면, 우리가 연구한 이 깃털은 당시 광범위했던 육식성의 두 발로 걷던 공룡에 속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히 어떤 종류의 공룡에 기생해 흡혈했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나무의 송진에서 화석화한 호박은 지금까지 발견된 것은 약 3억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동안 고대의 곤충과 거미, 개구리, 나무, 과일, 꽃, 깃털, 짐승의 털 등이 함께 굳은 호박이 많이 발견됐다.

이번 발견은 지금의 조류(鳥類)는 약 6600만년전에 멸종한 깃털 달린 공룡의 후손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 공룡 깃털에 기생해 피를 팔아먹던 진드기는 지금까지 살아남아 조류의 피를 흡혈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영국 가디언은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