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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노조, 정년 65세 연장 요구…노사협상 난항

forever1 2018. 3. 17. 07:59



한국GM 노조, 정년 65세 연장 요구…노사협상 난항

                                        

 
한국GM 노조가 2월 23일 인천 부평공장에서 군산공장 폐쇄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한국GM 노조가 2월 23일 인천 부평공장에서 군산공장 폐쇄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한국GM 노조(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가 직원 정년을 만 65세로 연장하는 방안을 올해 임금단체협상(임단협) 요구안에 담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노조가 사용자 측이 요구한 '기본급 동결과 성과급 반납'에 동의했지만, 현행법이 정한 선을 넘어선 무리한 요구안도 상당수 포함돼 노사 간 이견을 좁히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16일 중앙일보가 단독 입수한 한국GM 노조의 '2018년 임금단체협상 요구안'에 따르면 노조는 현재 만 60세로 규정된 직원 정년을 국민연금수급연령(65세)까지 매년 1년 단위로 연장하도록 요구했다. 1960년생(현재 만 58세) 노동자가 만 62세로 정년을 연장하고, 64년생(54세)까지는 63세, 68년생(50세)까지 64세, 69년생(49세)부터는 65세로 정년을 연장하는 안이다. 근로기준법상의 정년은 만 60세다. 이 안은 지난해 자동차 노조의 '맏형' 현대차 노조도 요구한 적이 있지만 폐기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행법이 정한 정년보다 더 긴 정년을 요구한 것은 무리라고 판단해 지난해 협상 과정에서 통과되지 못한 안건"이라고 설명했다.
 
사유재산권 침해 소지가 있는 요구안도 있다. 한국GM 노조는 이번 임단협에서 경영진이 회사의 합병과 양도·이전 등을 노조와 반드시 합의할 것을 요구하기로 했다. 한국GM 법인과 법인 소유 자산에 대한 처분은 한국GM을 설립한 주주들의 고유 권한이지만, 이 같은 주주들의 권한 행사에 노조가 제동을 걸겠다는 의미다. 이렇게 되면 회사를 설립한 주주들은 노조 동의 없이는 기업을 다른 회사와 합병해 키우지도, 시장에 매각하지도 못하게 된다. 
 
한국GM 노조는 또 노동조합의 경영 참여 의지도 분명히 했다. 성과급을 반납하는 대신 노동자 1인당 3000만원에 해당하는 주식을 모든 종업원에게 분배하는 안을 요구하기로 한 것이다. 한국GM은 주식시장에 상장된 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주식을 받아도 현금으로 회수하긴 어렵다. 그런데도 한국GM 노조가 주식 분배를 요구하는 이유는 경영 참여 등 주주로서의 의결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다. 미국 GM 본사가 차입금 3조원을 출자전환(부채를 자본으로 바꿔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행위)하고 산업은행이 5000억원을 추가 증자한다고 가정할 때, 모든 종업원에게 3000만원 상당의 주식이 분배되면 종업원들은 11.4% 지분을 갖게 된다. 
한국GM 노조 관계자는 "노조에서 한국GM 주식 분배를 요구하는 이유는 주식을 팔아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외이사를 추천해 이사회에 참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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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노조가 경영에 참여하게 되면 한국GM 임원 인사에도 영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임단협 요구안에는 상무급 이상 임원은 사장을 제외하고 모두 한국인으로 교체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외국인 임원 거주 주택과 자동차 지급 등에 비용이 낭비된다는 이유에서다. 
회사 관계자는 "호주와 인도·남아프리카공화국 등 GM이 철수한 국가의 현지법인들은 미국 GM 생산 시스템과 맞물려 돌아가지 못했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사장을 제외하고 모두 한국인 임원으로만 경영하면 본사 경영 철학을 공유하기가 더 어려워져 한국 철수 사유만 늘어나게 되는 꼴"이라고 강조했다.
 
한국GM  사측은 기본급 동결, 성과급 반납과 함께 지난해 3000억원 규모로 지급된 복지 혜택 중 1200억원가량을 줄여달라고 노조에 요구하고 있다. 장기근속자에 대한 순금 메달, 자녀 학자금, 식대 지급 등을 축소하거나 폐지해 달라는 것이다. 하지만, 노조는 이에 동의하지 않고 있어 협상에 난항이 예상된다. 한국GM 노사는 오는 19일 제5차 임단협을 가질 예정이다.   
 
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단독]한국GM 노조, 정년 65세 연장 요구…노사협상 난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