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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지 징계, '임창용 위협구'가 가이드라인 되나

forever1 2018. 4. 12. 08:42



양의지 징계, '임창용 위협구'가 가이드라인 되나

입력 2018.04.12. 05:55


[OSEN=한용섭 기자] 과연 KBO 상벌위원회는 두산 양의지에게 어떤 징계를 내릴까.

KBO는 12일 오전 11시 양의지 사건에 대한 상벌위원회를 열기로 했다. 양의지의 행동이 '비신사적 행위'로 볼 근거가 있다고 판단했다.

양의지는 지난 10일 대구 삼성전에서 심판 판정에 대한 불만으로 오해할 만한 돌출 행동을 했다. 이날 양의지는 7회초 임현준에게 삼진을 당한 뒤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며 덕아웃으로 돌아갔다. 앞서 초구 볼이 한참 빠진 것 같았으나, 정종수 주심의 스트라이크 판정에 불만을 표시했다.

7회말 두산은 투수를 세스 후랭코프에서 곽빈으로 교체했다. 문제는 그 다음에 일어났다. 곽빈은 연습구를 던졌다. 그런데 양의지가 미트로 공을 잡지 않으며 몸을 옆으로 피해 버렸다. 뒤에 있던 정종수 구심이 공에 맞을 뻔한 아찔한 장면이 나왔다. 다행히 공은 황급히 피한 심판 다리 사이로 원바운드 되면서 백네트로 튕겼다.

그라운드 안에서 심판이나 선수를 맞히거나, 맞힐 뻔한 비슷한 사례가 두 차례 있었다. 먼저 맞힌 사례. 1990년 8월 25일 빙그레-OB 경기에서 OB 포수 정재호는 투수 김진규의 초구를 잡지 않고 몸을 피했다. 공은 구심의 마스크에 맞았다. 정재호는 퇴장당했고, 이후 KBO 상벌위는 비신사적인 행위로 판단해 10경기 출장정지와 벌금 20만원 징계를 내렸다. 양의지 사태는 심판이 공을 맞지 않았기에 이것과는 조금 다르다.

비슷한 사례. 2016년 8월 27일 KIA-두산 경기에서 KIA 임창용은 9회 2루주자 오재원을 향해 위협적인 견제구를 던졌다. 유격수와 2루수가 베이스 커버를 들어오지 않은 상황에서 공은 오재원의 머리 쪽을 향해 날아갔다. 오재원이 허리를 숙여 가까스로 공을 피했다.

당시 심판진은 "임창용이 위험한 플레이를 했고 오재원은 2루쪽에서 불필요한 동작을 했다"며 두 선수에게 경고를 줬다. 이후 KBO는 상벌위원회를 열어 위협 견제구로 스포츠맨십에 어긋난 행동을 한 임창용에게 3경기 출장정지와 사회봉사활동 120시간의 제재를 부과했다.

KBO 관계자는 "양의지 경우는 상대방에게 위협적인 행위 측면에서 임창용의 사례와 비슷하다"고 했다. 당시 임창용도 고의성이 보였으나, 고의는 아니라고 했다.

양의지도 '고의가 아니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정황상 고의성이 없다고는 볼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장에서 김태형 두산 감독은 곧바로 양의지를 덕아웃으로 불러서 혼냈다. 김 감독은 양의지를 혼내며 욕설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감독이 즉각 양의지를 크게 혼낸 것이 사건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만약 심판이 공에 맞아서 다치기라도 했더라면 사태는 더 커졌을 것이다.

KBO 관계자는 "양의지가 오해를 살 만한 행동을 한 것은 맞다. 스포츠맨십에 어긋나고 비신사적 행위로 볼 근거가 있다. 상벌위에서 최종 판단을 할 것이다"고 말했다.

정운찬 KBO 총재는 신년사에서 클린베이스볼을 강조했다. 승부 조작 등 부정 행위, 스포츠맨십, 비신사적 행위 등을 엄중하게 다룰 뜻을 밝혔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