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개인 경호와 전용기 사용을 위해 지난해 약 890만 달러(약 95억원)를 쓴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CNBC는 13일(현지시간) 페이스북 측에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회계자료를 언급하며 저커버그가 수령한 ‘연봉 외 보상금’ 규모를 전했다. 금액은 890만 달러로 전년 대비 53% 증가한 수치다. 저커버그 개인 주거지에 대한 경호비용(730만 달러)과 개인 전용기 이용료(150만 달러)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보상금 규모를 승인한 페이스북 위원회는 “저커버그의 직책에 보안·안전 상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해당 내용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페이스북 측은 “동일한 이유로 쉐릴 샌드버그 최고운영책임자(COO)에도 270만 달러(약 29억원) 규모 ‘연봉 외 보상금’을 지급했다”고도 전했다.
페이스북은 개인정보 유출 건으로 당국 조사와 의회 출석을 요구받았다. 영국 데이터 분석회사인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가 페이스북을 통해 수집된 유권자 정보를 무단으로 도널드 트럼프 선거캠프에 전달했다는 의혹 때문이다. 페이스북 측에 따르면 최대 8700만명 가량의 개인정보가 노출됐을 수 있다. 이는 국내 이용자 8만5000명의 정보도 포함된 수치다. 저커버그는 이 사건에 대해 지난달 21일 직접 사과했지만 여론은 수그러들지 않았고, 지난 10일에는 청문회에 출두해 발언하기도 했다.
페이스북 최고 운영진 측에서 수령한 경호비용은 사용자 정보 유출로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논란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저커버그는 2013년 “주식이나 다른 스톡옵션 없이 연봉을 1달러만 받겠다”고 발언한 모습과는 대비된다.
국내외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저커버그가 의회에서 답하는 모습을 캡처해 다양한 합성물을 내놓기도 했다. 합성물 대부분은 젊은 억만장자인 저커버그가 의회에서 날카로운 질문에 진땀흘리며 답하는 모습을 담은 것들이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저커버그가 자신이 만든 플랫폼 안에서 밈(원본에 재밌는 말이나 그림을 더한 합성물)이 됐다는 게 아이러니하다”고 말했다.
김종형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