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하락 갑갑한 푸틴, TV 리얼리티 쇼 나왔다
한상희 기자 입력 2018.09.04. 10:27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TV '리얼리티 쇼'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최근 국민적 저항에 부딪친 연금개혁으로 지지율이 급락한 것을 만회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지난 2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영 방송에서 지도자의 일주일을 좇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첫 방송을 시작했다. 이 프로그램 '모스크바, 크렘린, 푸틴'은 한 시간 분량으로 로시야 1번 채널을 통해 방영된다.
푸틴 대통령은 뉴스를 통해 러시아 국영 방송에 매일같이 등장하고 있지만,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주인공으로 출연하는 건 전례없는 일이다.
첫 방송에선 푸틴 대통령이 10대 청소년들을 만나 외교 문제에 대해 이야기 하는 모습, 지난주 향년 80세로 숨을 거둔 러시아의 국민가수 이오시프 코브존의 장례식에 참석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또 1999년 집권 이후 한번도 공개되지 않았던 휴가지에서의 인간적인 모습 등도 부각됐다. 특히 65세의 푸틴 대통령은 등산 대원과 함께 산을 오르고, 야생 열매를 따고, 야생동물을 바라보며 "동물들은 우리를 두려워하지 않아"라고 말하는 등 친근한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은 러시아 정부의 국민연금 구조조정을 반대하는 러시아인들의 대규모 시위 며칠 전에 시작됐다. 러시아 정부가 국민연금 연령 상향을 제한하는 이례적인 양보를 한 것도 푸틴 대통령의 인기에 균열이 생겼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여론조사기관 레바다 센터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난 5월 79%에서 7월 67%로 급락했다. 또 러시아 국민의 약 90%가 연금개혁을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리얼리티쇼는 순전히 방송사가 기획한 것이라고 강조하며 '균형잡힌' 시각을 보여주는 것이라 주장했다. 정치적 의도가 다분하다는 세간의 비판을 일축한 것이다.
러시아 정부 관리자가 리얼리티 TV 쇼에 출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년 전 람잔 카디로프 체첸 자치공화국 수반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리얼리티쇼 '어프렌티스'(The Apprentice)를 베낀 프로그램 '더 팀'(The Team)에 출연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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