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경제위기, 글로벌 위기로 이어질 수도"-WP
정한결 기자 입력 2018.09.04. 18:45
터키 경제 위기가 새로운 글로벌 경제 위기의 전조가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이 경고했다.
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전문가들을 인용, "터키 리라화 폭락 사태가 브라질과 남아프리카공화국, 러시아, 인도네시아 등 신흥시장으로까지 확산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터키 리라화 가치는 올해 들어 40% 가까이 폭락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들어 급격히 증가한 글로벌 부채가 위험 신호라고 지적했다. 맥킨지글로벌연구소에 따르면 전 세계 총부채는 169조달러(약 18경8570조원)로 2008년 금융위기 직전 97조달러(약 10조8232조원)에서 배 가까이 급증했다.
WP는 과거 부채 위기가 미국의 가계 대출과 그리스 등 재정 관리에 실패한 유럽 국가로 인한 것이었다면 이번 부채 위기는 달러화와 유로화를 과도하게 빌린 신흥시장 기업들에 대한 우려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설명했다
터키 내 기업 및 은행들은 최근 몇 년 간 교량, 은행, 발전소, 항만 등의 건설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자금을 차입해왔다. 그러나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와 유럽중앙은행이 금리를 인상하면서 부채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과의 갈등으로 리라화마저 하락해 달러화 강세 및 달러부채가 심화되면서 터키는 더욱 위기를 맞게 됐다. 올해 초 터키가 10만달러의 부채를 갚기 위해서는 37만9000리라가 필요했으나 리라화의 가치가 하락한 현재는 66만리라 이상이 필요하다. 이 경우 터키 등 신흥국에 막대한 자금을 빌려준 일분 유럽 은행들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스페인 은행권은 터키에 820억달러 이상을 빌려준 것으로 알려졌다.
신흥국만이 아니라 미국에도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 신흥국 시장이 위기에 직면할 경우 안전자산인 달러화 강세가 심화돼 미국의 수출기업들의 실적도 나빠지는 것이다.
자산관리업체 클루스킨셰프의 데이비드 로젠버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금융위기 이후) 부채 거품을 바로잡아야 했으나 오히려 부채를 늘렸다"고 지적했다. 신용평가회사 무디스는 지난주에 터키 금융기관 20곳에 대한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한편, 터키의 위기가 지나치게 확대 해석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아담 포센 소장은 브라질과 멕시코, 러시아, 인도네시아, 인도 등의 경제는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도 여전히 안정적인 상태를 잘 유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포센 소장은 "기업 부채의 수준에 대한 불안만으로 그 나라의 경제를 판단하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신흥시장 중 취약한 곳은 그렇게 많지 않다"고 주장했다.
정한결 기자 han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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