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가 엘리제 궁 정부라면
한국은 청와대 정부
말로는 포용과 협치 외치면서
당과 정부 위에 군림하며
독주하는 것이 문제

배명복 칼럼니스트·대기자
골프도 안 치는 문 대통령 이름을 딴 내기 골프? 그 자체로 난센스다. 이 방식대로 경기를 할 경우 원만한 진행이 가능할지도 의문이다. 그런데도 문재인 골프가 술자리 안줏거리로 회자(膾炙)되고 있는 이 세태는 뭘 말하는 걸까. 일단 있는 돈 다 쓰고 나서 나중 문제는 가진 자로부터 빼앗아 해결하면 된다는 게 문재인 정부의 국정철학이라고 냉소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뜻 아닐까. 농담 같은 얘기에 정색할 건 아니지만 문 대통령에 대한 불만이 사회 일각에서 점점 커지고 있는 건 사실인 것 같다.
최근에 만난 한 친구는 문 대통령에 대한 실망감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라면 치를 떨었던 그 친구는 광화문 촛불집회에도 열심히 나갔었다. 문 대통령에 대한 기대도 상당했다. 하지만 지금 그는 문재인 정부의 ‘무능’과 ‘불통’에 단단히 화가 나 있다.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사람들까지 포함해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더니 ‘자기 사람’만 쓰는 모습에 너무 실망했다고 한다. 다른 사람들 의견에는 귀를 막고, 자기 생각대로만 밀어붙이는 ‘고집불통’에서 박 전 대통령의 얼굴이 겹쳐 보인다는 말까지 했다.
소득주도 성장을 핵심으로 한 경제정책이 성과를 내지 못한 책임을 물어 문 대통령은 얼마 전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을 경질했다. 정책실장에는 자신의 최측근이자 ‘왕(王) 수석’으로 통하는 김수현 전 사회수석을 임명했다. 심지어 여권에서도 그 사람은 안 된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결국 자기 뜻대로 밀어붙였다. 누가 뭐래도 ‘나는 나의 길을 간다’는 아집과 독선이 섬뜩하게 느껴졌다. 이렇게 가다가는 부러질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