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통신마비 땐 자율주행차 통제불능?
김경진 입력 2018.11.28. 00:03 수정 2018.11.28. 06:36
통신은 자율주행차 보조수단
자체 탑재된 센서가 충돌 막아
원격진료 때 환자 진단 불가능
의료영상 송신 못해 피해 불가피
이번 화재는 5G시대 예방주사
속도보다 안전 돌아보는 계기로
KT 아현지사 화재의 불똥이 다음달 1일 시범 서비스를 시작하는 5세대(G) 이동통신으로 튀었다. 통신 장애에 대한 ‘트라우마’로 인해 5G 시대에 대한 온갖 암울한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자율주행차량끼리 충돌해 교통 대란이 일어나고, 원격 의료가 중단돼 인명 사고가 날 수 있다는 등의 얘기다. 정말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팩트 체크로 5G에 관한 오해와 진실을 풀어 봤다.
이 때문에 통신사에도 자율주행차량을 위한 5G 서비스를 강조할 때 보통 두 가지를 내세운다. 다른 차량이나 관제 시설과의 통신 속도가 빠르다는 점과 인포테인먼트(정보+엔터테인먼트)에 유용하다는 점이다. 자율주행으로 손과 눈이 자유롭게 되면 차량 내에서 다양한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는데, 이때 빠른 통신이 유리하다는 논리다. 업계 관계자는 “초기 단계의 5G는 4G와 큰 속도 차이를 느낄 수 없을 것”이라며 “5G 출시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여야 하는 통신업계가 자율주행차에 대한 ‘환상’을 키워 놓은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원격 진료 중 통신이 작동하지 않는 상황은 어떨까. 또 의료용 로봇이 오작동을 일으킨다면. 우선 원격 진료의 전제 조건이라 할 수 있는 환자 상태에 대한 진단은 불가능해진다. 의료용 영상은 컴퓨터단층촬영(CT)·자기공명영상촬영(MRI) 등 영상 자료가 많은데 이를 실시간으로 주고받을 수 없어서다. 하지만 의료용 로봇이 수술하는 도중 통신이 두절되거나 하는 상황은 발생하기 힘들 듯하다. 김승주 교수는 “다수의 고화질 영상을 무선으로 보내야 하는 원격진료의 특성상 통신 두절로 인해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다만 의료용 로봇은 수술 시 의사의 보조적 기구로서 쓰이기 때문에 오류를 일으킬 가능성이 극히 낮다”고 말했다.
◆5G가 되면 기지국이 많아져서 더 위험? NO=5G는 사용하는 주파수 대역이 높다. 주파수가 높을수록 속도가 빠른 대신 전파 도달 거리가 짧아 기지국을 촘촘히 세워야 한다. 이 때문에 4G(LTE) 때보다 더 많은 기지국을 세워야 한다. KT 아현지사처럼 불이 나거나 지진이 발생하는 등의 물리적인 위험에 그만큼 더 노출된다는 의미다. 하지만 장점도 있다. 신민수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전파 도달 범위가 짧아 피해가 국지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크고, 근처의 기지국을 통한 우회 서비스가 가능해 복구가 빨라지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또 미리 위험을 감지하고 대비하는 데도 5G 기술이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김승주 교수는 “5G의 특징인 다연결성으로 인해 다양한 인터넷 기기가 세밀하게 협력해 정보를 수집하고 시설을 점검해 사고를 예방하는 것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5G와 함께 인공지능(AI) 분야가 진화하면 빅데이터 수집과 분석 능력이 향상돼 사건의 발생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전문가들은 KT 아현지사 화재가 오히려 강력한 ‘예방주사’가 될 수도 있다고 입을 모은다. 김승주 교수는 “이번 화재는 5G 서비스를 앞두고 단순히 빠른 속도가 아닌, 안정성과 안전성이 ‘품질’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다시 한번 각인시킨 사건”이라고 말했다. 신민수 교수도 “5G 시대엔 정부가 통신사에 가격만 낮추라고 강요할 게 아니라 품질을 위한 정책적인 고려를 함께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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