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에게 해답이 있습니다.
30대 말 즘에 필름용 카메라를 한 대 산 적이 있습니다. 제가 그림 그리기에는 소질이 없어서 카메라를 산 이유 중에 하나이기도 합니다.
풍경 사진이나 성인들의 인물 사진을 찍는 데는 별 어려움을 느끼지 못했지만, 아이들 백일 사진이나 뛰어노는 사진을 찍을 때면 필름 한 통에 한 두 판정도 건질 정도로 힘이 들었습니다. 그러다가 삼성 디지털 카메라를 샀는데 찍기도 쉬웠고 순간 동작 같은 것을 실패 없이 찍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좋은 사진을 찍고 싶다는 욕심 때문에 삼성 카메라를 4대나 구입했습니다. 삼성이 카메라 사업에서 손을 땐 것이 아쉽기는 합니다.
조사를 해보니까, 1980 년대는 9연사를 할 수 있는 니콘 FM2가 인기 모델이었다고 합니다. 카메라 기자들의 대부분이 이 FM2를 사용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일반인들도 이 제품을 많이 구입하게 되었고, 니콘이 카메라 시장의 1위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기계식 카메라는 광량과 셔터의 속도 그리고 초점을 맞추어야만 사진이 잘 나옵니다. 저도 마찬 가지지만 많은 일반인들은 아이들 사진을 찍으려고 카메라를 삽니다. 아이가 귀여운 모습을 하고 있을 때 조리개를 조절하고 셔터 속도를 조절하는 사이에 아이들은 벌써 다른 곳으로 가서 딴 짓을 하며 놀곤 하지요. 그래서 저처럼 아쉬움이 많았으리라 생각이 듭니다.
이러한 사실을 캐논이 전 세계 카메라 사용자 2만 명을 직접 면담해서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카메라 사용자는 비싼 카메라가 아니라 쉽게 찍을 수 있고 작품 사진은 아니지만 사진이 선명하게 잘 나오는 카메라를 원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입니다. 여기에 착안하여 캐논이 출시한 제품이 오토 보이(Auto Boy) 시리즈입니다.
자동카메라인 오토 보이는 셔터를 반 정도 누르면 적외선이 피사체에 날아갔다가 되돌아옵니다. 그래서 거리를 측정하고 초점을 자동으로 맞추고, 조리개와 셔터스피드를 알아서 처리해 줍니다. 촬영자는 그저 셔터만 누르면 됩니다. 얼마나 편리합니까? 그리고 실패한 사진도 거의 없습니다.
캐논의 훌륭한 통찰력 덕분에 1996년을 기점으로 카메라 시장이 완전히 뒤바뀌어버렸습니다. 사람들은 니콘에서 캐논으로 몰려갔고, 기계식 카메라 시장에서 니콘에 밀려 만년 2등을 했던 캐논은 자동카메라, 전자식 카메라로 넘어오면서 카메라 시장에서 1등으로 등극한 것입니다.
이렇듯 캐논의 핵심 경쟁력은 어느 카메라 제조 회사에서 생각지도 못한 사용자에게서 찾은 것입니다.
기술, 매출, 디자인 서비스 등 지금에 만족하지 못한다면 최종 사용자 및 소비자들을 만나보고 그들로부터 해답을 찾으십시오. 거기에 훌륭한 방법이 숨어 있습니다.
2019년 1월 1일
글쓴이 소백산 끝자락에서 김 병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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