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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망디 미군 사생아, 73년만에 美 이복형제 만나

forever1 2019. 5. 22. 08:36



노르망디 미군 사생아, 73년만에 美 이복형제 만나

한상희 기자 입력 2019.05.21. 21:08 수정 2019.05.21. 22:54 

               
프랑스 형 앙드레 강투아(왼쪽) 와 미국 이복동생 앨런 핸더슨© 뉴스1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노르망디 상륙작전 참가 미군 병사와 짧은 사랑을 나눈 프랑스 현지 여인이 낳은 아들이 70여년만에 미국의 이복 형제들을 만났다.

프랑스 우편집배원에서 은퇴한 앙드레 강투아(73)는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안 후 생부 찾기에 힘써 왔다. 2차 세계대전이 갓 끝난 1946년에 태어난 그는 얼굴도 보지 못한 자신의 아버지가 그해 발발한 베트남 전쟁서 전사했다는 소리만 듣고 자랐다. 가끔 주변서 "미국애"라는 소리가 들리기도 했지만 괘념치 않았다. 그러다 15세때 어머니 아이린이 서른일곱 젊은 나이에 숨지며 외할머니로부터 출생에 얽힌 비밀을 듣게됐다.

그의 아버지는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참가했던 미군이었다. 전투중 머리에 총상을 입고 입원중 간호하던 어머니를 만났다. 이름도 모른 체 둘은 사랑를 나눴고 회복된 부친은 다시 전선으로 나갔다. 그리고 종전이 돼 모친의 집을 잠시 찾아왔던 부친은 역에서 '굿바이'라는 말을 끝으로 미국으로 돌아갔다. 어머니는 앙드레를 임신한 상태였지만 이를 알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후 노르망디 등 프랑스 곳곳에는 앙드레처럼 미군 병사와 현지여성 사이서 태어난 사생아들은 많았으나 생부와 조우한 경우는 드물다. 16만명이 상륙한 미군중 이어진 전투서 많은 이들이 전사하고 살아 귀환했더라도 알아서 찾아오지 않는 한 아는 정보가 너무 없었던 때문이다. 앙드레만 하더라도 아버지의 출신지는 커녕 이름조차 몰라 그의 친부 찾기는 번번히 벽에 부딪혔다.

그러다 지난해 스치듯 지나치던 '유전자(DNA) 검사'라는 며느리의 말에 눈이 번쩍 띄었다. 바로 DNA 검사를 받은 그는 불과 2주여만에 그의 미국인 이복 형제를 찾았다는 놀라운 소식을 전해 들었다.

형제를 찾은 것도 기쁘지만 막연히 꿈에 그리던 아버지의 모습과 이름을 알게된 것이 너무 감사했다. 아버지의 이름은 윌번 '빌' 핸더슨. 미조리 에섹스 출신으로 노르망디 상륙작전 이튿날 오마하 해변을 밟았다.

종전후 귀국한 아버지는 결혼해 가정을 꾸렸고 1997년 사망했다. 앙드레의 이복 동생이 되는 앨런 핸더슨(65)은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까지 프랑스에서의 사랑에 대한 얘기는 한번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누이동생 주디와 함께 이복 형 앙드레를 만난 앨런은 "보는 순간 알아봤다. 나보다도 더 아버지를 닮았다"고 뉴욕포스트에 밝혔다.

앨런이 유전자 검사를 한 것도 어찌보면 '기적'이었다. 그는 직장내에서 할인행사를 했는데 단순히 재밌을 것 같아 검사를 받았다가 대서양 건너 생각지도 못하던 형을 만났다. 형제가 동일한 업체서 유전자 검사를 받았다는 사실도 '우연'만은 아닐 듯 싶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다음달 6일 노르망디에서 열리는 75주년 추모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프랑스를 방문할 예정이다.

bell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