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3단계(3 levels of love)
이제 설도 보름도 채 남지 않은 것 같습니다.
싱글(single)인 젊은이들이라면 아마 하얗게 내리는 눈을 밟고 걸으며, 두툼하게 껴입은 옷 속으로 찬바람이 스며들어와 괜스레 옆구리(Flank)가 시려지는 기분이 들지 않을까요.
이렇게 찬바람이 부는 계절이야말로 사랑이 목말라하는 계절(The season of love is thirsty)이 아닐까하고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한창 피가 끓어오르는 청춘(靑春, youth)의 시기에 가슴앓이(Heartburn)를 하고 있을 젊은이들을 위해 사랑에 관한 심리 이야기를 조금 해 볼까 합니다.
미국 뉴저지(New Jersey) 주에 위치한 럿거스 대학교(Rutgers University)의 헬렌 피셔(Helene Fischer) 교수는 이성과의 사랑을 3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고 설명하였습니다. 그것은 갈망의 단계, 홀림의 단계, 애착의 단계로 나뉘게 된다고 합니다.
첫째, 갈망(Craving)의 단계입니다. 이 단계에서는 성호르몬이 많이 분비되어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게 됩니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호르몬이 그저 단순히 많이 분비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이탈리아 연구팀이 사랑에 빠진 연인(Falling in love)의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 수치를 6개월간 측정한 결과, 남성은 호르몬 수치가 정상보다 낮았고 여성은 정상보다 높았다고 합니다.
즉, 연애 초기에 남성은 어느 정도 여성화되고 여성은 남성화된다는 것입니다. 조금은 놀랍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연애 초기에 남성이 여성을 세심하게 챙겨주고, 여성은 남성의 자잘한 단점들을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넘어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는 것입니다.
둘째는 홀림(maze)의 단계입니다. 이 단계가 되면 두 사람은 자나 깨나 온통 상대에 대한 생각뿐입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누구나 그런 시간을 가지고 있으면서 피를 끓였다는 생각입니다.
그런데 이 단계에 돌입한 남성과 여성의 뇌 활동에는 분명한 차이가 생긴다고 합니다. 피셔 교수의 연구팀이 사랑에 빠진 젊은 남녀의 뇌(腦, brain)를 기능성자기공명영상(fMRI : Functional Magnetic Resonance Imaging) 장치로 촬영한 결과, 여성의 뇌는 보상이나 주목을 받으려는 심리와 관련된 부위의 활동이 두드러진 반면, 남성의 뇌는 성적 자극이나 시각 처리에 관련된 부위의 활동이 활발한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여성과 남성의 두드러진 차이가 아닐까요.
셋째는 애착(attachment)의 단계입니다. 이 단계는 서로의 관계가 끈끈해지는 시기입니다.
이때는 신뢰와 결속을 높이는 자궁수촉호르몬인 옥시토신(oxytocin)과 항이뇨호르몬인 바소프레신(vasopressin)이라는 호르몬이 작용하게 되는데, 한창 사랑을 느낄 때 뇌에서 성적 욕구와 중독성을 일으키는 도파민(dopamine)이 분비되는 것과 구별되는 단계입니다.
어느 단계의 사랑을 경험하고 있든지,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의 사랑을 영원히 지켜나가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요. Y
워싱턴대학교(University Of Washington)의 심리학자 존 가트맨(John M. Gottman) 박사의 실험에 따르면, 말다툼 도중 경멸하는 듯한 말과 눈을 굴리면서 입을 삐죽이는 표정을 보여주는 연인은 헤어질 확률이 다른 연인들보다 매우 높다고 합니다. 이 확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말다툼 도중 연인이 이런 말과 행동을 보인다면 슬그머니 무시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재미있는 발견이면서도 연인들을 위하여 중요한 발견이 아닌가 하고 생각을 해봅니다.
우리의 설이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모두 지금 함께하는 연인과 소중한 시간을 가지시길 빕니다. 그리고 혹시 아직 짝을 찾지 못한 외로운 청춘(Lonely youth)들에게는 하루 빨리 사랑의 3단계를 함께 경험할 인연이 나타나기 기원합니다.
그럼 저는 사랑하는 가족들과 따뜻한 시간을 보내기 위하여 도청으로 장 보러 가야겠습니다. 아니면 오늘이 예천 장날이니까 예천으로 장보러 가야겠습니다.
2020년 1월 12일
글쓴이 소백산 끝자락에서 김 병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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