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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와 텐징

forever1 2021. 11. 14.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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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와 텐징

 

세계에서 가장 먼저 에베레스트의 정상을 오른 사람은 에드먼드 힐러(Edmund Hillary)리였습니다. 그는 하늘에서 가장 높은 곳에 제일 먼저 오르고도 늘 겸손(謙遜, humility)했고 자신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었습니다.

한동안 힐러리와 셀파(Sherpa)인 텐징 노르가이 중 ‘실제로 누가 먼저 정상을 밟았는가’라는 논쟁(論爭, debate)이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힐러리가 하산할 때 가지고 내려온 사진은 텐징이 에베레스트 정상(頂上, top)에 서 있는 모습뿐이었고 정작 자신의 사진은 없었기 때문입니다. 믿기 어렵겠지만, 힐러리는 정상에서 텐징의 사진만 찍고 자신의 사진을 찍기는 한사코 거부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는 ‘내가 세계 최초로 에베레스트 정상을 밟았다’라고 주장하지도 않았습니다. 누가 먼저 에베레스트 정상을 밟았는지 묻는 말에는 그는 오랫동안 “우리가 함께 정상에 올랐다”라고 말해 왔었습니다.

셀파인 텐징이 이 세상을 떠난 후 13년이 지난 뒤인 1986년에야 힐러리가 3미터쯤 앞서 정상을 밟았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텐징 노르가이가 정상 바로 밑에서 힐러리를 30분이나 기다렸다가 그에게 첫 정상을 밟을 기회를 양보(讓步, concession)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습니다. 힐러리는 힐러리대로 인간에 대한 배려(配慮, consideration)와 예의를 지켰고 텐징은 끝까지 셀파로서의 자세를 잊지 않았던 것입니다. 힐러리는 죽을 때까지 “나는 텐징과 함께 에베레스트를 올랐다”라고 말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세계 최고봉에 첫 등정의 영광(榮光, honor)과 명예(名譽, fame)를 목숨을 걸고 자신과 함께한 셀파인 텐징과 함께 공유한 사실을 우리는 높이 사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배려의 마음은 오로지 부와 명예, 그리고 성공에만 집착하면서 남을 밟고라도 올라서려는 사람들과 부하 직원의 공로를 가로채는 요즘 세태에서 우리는 힐러리와 텐징의 관계를 본받아야 할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힐러리와 텐징에게는 세계 최초(最初, first)라는 수식어(修飾語, modifier)는 별로 중요하지 않아 보이고, 오로지 함께 정상에 올랐다는 것만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의 높은 인간성(人間性, humanity) 때문에 많은 사람으로부터 존경받고, 영국에서 귀족(貴族, aristocracy)의 작위(爵位, peerage)를 받은 이를 높여 가리키는 말인 경(卿)이라는 호칭을 받은 것이 아니겠습니까.

 

단기(檀紀) 4,354년(CE, Common Era 2,021년) 11월 14일

소백산 끝자락에서 作家 김 병 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