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이 오래 기억되는 이유
Why first love is remembered for a long time)
<왜 우리는 실패(失敗 failure)의 기억을 쉽게 잊지 못한 채 트라우마(trauma, 정신적 외상)에 빠지고 이루지 못한 사랑을 계속 그리워하는 걸까> 이주형 님의 『지적인 생각법( The Intellectual Th inking)』의 94쪽에 나오는 소제목입니다.
이주형 님의 글에 보면 <1972년, 러시아 출신 심리학자(心理學者, psychologist) 블루마 자이가르닉(Bluma Zeigarnik)은 오스트리아 빈의 한 카페에서 실험실 동료들과 함께 식사하러 들르곤 했다. 보통 일행은 열다섯에서 스무 명이나 되었는데 웨이터(waiter)는 늘 종이도 없이 주문을 받았다. 메모도 없이 주문받은 그 많은 음식을 하나도 틀리지 않고 정확하게 내어주는 웨이터를 보고 자이가르닉은 그 놀라운 기억력에 감명(感銘, impressed)을 받았다. 그래서 계산을 마치고 그 웨이터를 불렀다. 먼저 웨이터의 기억력을 칭찬한 다음 자신들이 주문했던 메뉴를 다시 한 번 말해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웨이터는 당황하며 이미 계산이 끝났는데 그걸 왜 기억하느냐고 되물었다.
여기서 아이디어가 떠오른 자이가르닉은 이런 현상(現象, phenomenon)이 일반적인 것인지 알아보기 위해 실험을 하나 고안했다. 학생 164명을 A와 B 두 그룹으로 나누고 그들에게 각각 몇 분 만에 끝낼 수 있는 간단한 과제를 내주었다. A그룹은 과제를 마칠 때까지 아무런 방해를 하지 않고, B그룹은 도중에 미완성인 채로 멈추게 하고 다음 과제로 넘어가게 했다. 모든 과제가 끝난 후 자신이 방금 무엇을 했는지 기억하도록 했을 때 B그룹의 학생들이 A그룹보다 두 배 정도 더 많이 기억했다. 더구나 그들이 기억해낸 과제 중 68퍼센트는 중간에 멈춘 과제였고, 완수한 과제는 고작 32퍼센트밖에 기억해내지 못했다.
이 실험을 통해 자이가르닉은 끝마치지 못한 일은 사람에게 심리적(心理的, psychological)인 긴장감을 가지게 하고 줄곧 미련을 두게 하기 때문에 끝마친 일보다 더 오랫동안 기억하게 되는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래서 이런 심리 현상을 ‘자이가르닉 효과(Zeigarnik Effect)’라고 부른다. 즉 사람들이 어떤 일을 할 때 중간에 그만두면 나머지를 계속하려는 동기가 작용하여 다른 때보다 기억을 더 잘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단 일을 마치면 관련된 기억이 쉽게 사라진다. 학창 시절 시험 전날 힘들게 공부해서 달달 외웠던 내용이 시험이 끝나자마자 기억조차 나지 않던 경험은 누구라도 해봤을 것이다.>
우리는 이루지 못하고 헤어진 사랑이기 때문에 첫사랑의 미련은 오래도록 남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첫사랑을 잊지 못하고 마음속에 담아두는 것은 좋은 현상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루어지지 않았기에 더 아름다운 사랑일 수도 있는 것이지요. 그 첫사랑이 지금 생각해도 너무 아프다고요? 그렇다면 이렇게 해 보세요. 첫사랑과의 아픈 기억을 종이에 자세히 기록합니다. 그리고는 불태워 없애 버립니다. 새롭게 출발하는 것입니다.
단기(檀紀) 4,354년(CE, Common Era 2,021년) 11월 14일
소백산 끝자락에서 作家 김 병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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