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과 시

<font color="#B0008F">김가중의 누드 레전더리</font>

forever1 2005. 5. 24. 07:36
[김가중의 누드레전더리] 대통령 영부인도 벗길 수 있다!


▲...페테르스 부르크에서 만난 마샤 파불로바의 기품어린 매력

★...대통령 영부인도 벗길 수 있다!
내가 쳤던 큰소리 중 하나였다.

왜? 누드 사진이란 테마를 선택하였는지 자세히 생각나지는 않는다.
사진을 처음 시작할 때, 우리나라 사진작가들의 경우 대다수가 풍경사진부터 하는 경향이 있다.
요즈음은 디지털 카메라나 폰 카메라덕분에 장르의 폭이 넓어져 신새대들은 다양한 이미지 훈련이 용이해져 있지만, 다루기 힘든 수동식 구형 카메라들은 지금처럼 다양한 소재들을 소화해내기 위해선 적지 않은 수련 기간을 거쳐야 했다.

이럴 때, 도망가지 못하는 정적인 소재들을 주로 찾는데, 그것이 풍경으로 연결되지 않았나 싶다.
또 하나는 시멘트 구조물로 뒤덮힌 협소한 땅덩이에 살다보니 자연에 대하여 병적인 집착을 보이는 것도 한 원인일 것 같다



▲...이이즈나, 그녀는 마피아 두목의 작은 마누라이다. 그녀가 처음에 나에게 요구한 것은 자신을 밤새도록 꼬옥 품어줄 남성의 넓다란 가슴이었다

★...천상에 반골 기질을 가진 나로서는 너도나도 찍는 풍경사진에 대해선 곧 염증을 일으키고 말았다.
그리고 누드란 테마는 고도의 사진 테크닉을 연마하는데는 아주 좋은 소재이다.
무엇보다 강한 집중력을 요구하고, 짧은 순간에 많은 상황을 연구하게 만든다.
예나 지금이나 "많이 보고, 많이 찍어라"는 진리이다.
누드란 테마보다 많은 필름을 소모해 볼 수 있는 테마는 없을 것이다.



▲...이애심 작, 누드 촬영을 통해 익힌 화려한 사진 테크닉은 풍경 사진에서도 일반적인 인식의 벽을 부수기 시작했다


▲...김옥성 작, 나와 나의 동료들은 일반적인 사진에서도 다양한 실험성과 새로운 시도를 통한 사진들을 부단히 연구 하였다


▲...문형조 작, 경주 대능원에 조명을 설치하여 이와 같은 환상적인 이미지를 얻어낸 작가는 아마도 드물 것이다


▲...문형조 작, 같은 방식으로 촬영한 첨성대의 밤


▲...박광보 작 - 우리들이 시도한 이러한 일련의 작품 연구는 사진예술가들 사이에 많은 논쟁을 불러 오게 되었고, 그 중심에 두목인 내가 서게 되었다


▲...尼山, 박영완 작, 우리들의 이러한 시도는 나의 이름을 알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되고, 보다 다양한 권위 있는 공모전에서 많은 입상을 하게 되는 동기가 되었다

★...그런데 누드란 테마를 잡으면 많은 벽이 도사리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같이 별스러운 나라에선 더욱 많은 벽이 존재한다.
게다가 작가들중에서도 유독 사진작가에겐 그 벽들의 높이가 한층 더 높다.
화가나 조각가라면 그 벽의 높이에 조금도 신경쓰지 않을런지 모르겠다.
심지어는 같은 사진이라도 영화인들만 해도 형편이 훨씬 나은편이다. 그 참....

누드사진을 시작하면서 처음 만나는 벽은 모델 구하기이다.
한국인들처럼 사진 찍기 어려운 사람들도 없다. 한국인들은 카메라를 들이대면 대다수가 불같이 화를 낸다.
뒤가 구린 구석이 많아서인지, 아니면 역사적으로 타민족에게 노상 당하기만 한 콤플렉스가 본능속에 존재하는 탓인지는 모르겠다.



▲...이유 (Leason), 한편으로 나의 작품 연구는 장르에 관계없이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무성생식으로 새끼를 하나 쳐보고 넘어가자.
전라도 어디로 촬영여행을 떠났던 한 동료가 겪은얘기다.
누대를 내려온 오래된 우물을 발견했다,
세월의 무게만큼 이끼가 덮혀있고, 다 삭은 함석 두레박이 걸려 있는 전형적인 우리네 우물이었다.
마침 물길러 온 할머니를 만나 카메라를 들이대자 할머니 중얼중얼 하신 말씀.
" 백날 찍어봐라 한푼도 안 줄팅께 " 할머니는 사진을 찍히면 그 사진을 사야 되는줄 알고 계셨다.

되돌아가서 이렇게 옷 입은 사람도 찍기 어려운 한국사람들인데 하물며 옷을 홀랑 벗기고 나체로 사진을 찍는다는 것이 어디 쉬울일인가?
지금이야 미친놈 취급은 안 당하겠지만, 미친놈 취급을 많이 당했다.



▲...탈춤,
누드 모델을 꼬시는 능력이 늘면서 보다 다양한 사진술을 연구하고 연마 할 수 있었다. 이 작품의 탈춤 부분은 어느 화가의 도움으로 그려 낼 수 있었다. 그에게 새삼 감사드린다


★...요즈음은 전문 누드 모델도 구성되어 있고, 에로배우다. 모바일 전문 배우다. 인터넷 자키다, 하는 옷 벗는 일을 그다지 어렵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이 생겨나 그나마 형편이 좀 낫다.
사실, 인간은 털하나 없이 천둥 발가숭이로 태어나 가식이란 껍질위에 옷이란 또 하나의 껍질을 두르기 시작하는데.

그 옷이라는것이 겨우 두어겹에 불과하여 벗기로 작정하면 몇초안에 가능한 것이다.
그 두어겹의 옷이 문제가 아니라 인식이란 가상의 옷이 있는데, 그 가상의 옷의 두께는 거의 무한대여서 벗겨 내기기가 결코 쉽지않다..
이 가상의 옷을 벗겨 낼 수 있는 능력을 지녀야 비로소 누드 사진을 찍어 볼 수 있는 것이다.



▲...팬 라이팅, 누드를 테마로 한 사진의 테크닉 연구는 사진사에 한 유파를 형성하고, 김가중식이란 별칭을 얻기 시작했다

★...인간은 누구나 옷을 벗는다. 그것도 매일 혹은 하루에도 몇차례씩말이다,
그렇다면 왜? 벗느냐가 문제이지 어떻게 벗느냐는 문제가 될 수 없다는 생각이다.
이런 생각이다보니 처음 사진을 시작하며 의욕이 넘쳐 모든 사람을 벗겨서 내 카메라 앞에 세울 수 있다고 호언 장담했다.
또 마주치는 모든 사람을 나체로 보곤했다.
나에겐 투시력이 있다고 믿었었다.

거리에서, 버스에서, 지하철에서 모든 사람들이 내 앞에선 나체로 다가왔다. 아니 그렇게 보였다.
지금은 그 능력이 얼마나 엉터리인지 깨달아 비키니만 입고 있어도 절대로 속단하지 않는다.
인체는 너무 오묘하여 안경알 만한 넓이로만 가려져 있어도 그 속의 마지막을 알기가 어렵다.

내가 예견하고 판단했던 것들은 빗나가기 일쑤였다.
좋은 모델을 만난다는 것은 사진작가에게 최고의 행운이다.
그런데 좋은 모델이고 뭐고, 내 카메라앞에 나체를 세운다는 것 자체가 행운이었다.
그 만큼 모델이란 벽은 넘기가 힘든 벽이다



▲...비밀의 화원,
때로는 나자신이 누드모델이 되어 작품속으로 돌진해 들어가기도 했다.
이 작품을 제작하고 그것을 와이프에게 들켜서 떡이 되도록 맞았다.
생각을 해 보라,
이상한 짓거리 하느라 온통 에너지가 다 빠져나가, 인사 불성으로 잠들어 있는데, 몽둥이로 느닷없이 타작하듯이 두들겨 보라, 진짜 혼이 다 빠져 나가더라."


★...얘기하다보니 쓸데없는 얘기를 너무 많이해서 미안하다. 지우고 다시 쓰기엔 좀 그렇고....
이번주엔 여기 함께 실어두는 누드작품 몇점 구경하시는데 만족하시고, 다음주엔 모델구하기의 다음 이야기중에서 촬영현장에서 현지조달했던 어느 모델이야기, 우연히 만난 간호사와 6년간 함께 누드작업을 하였던 이야기, 남미에서 만났던 마피아의 작은 마누라 이야기, 일본으로 돈벌러 간 어느 창녀이야기들을 해 볼까 생각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