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끝으로 갔다.
생이 자꾸만 끝으로만 밀려간다는 느낌이 드는 것이었다.
차라리 내가 자진해서 끝까지 가보자고 해서
땅끝으로 간것이었다.
땅끝에서
더는 한 발자국도 나아갈 수 없는 막바지에서
바다를 보았다.
그 바다가 너무 넓어 울었다.
해지는 바다가 너무 아파서 울었다.
다음날 아침
해 뜨는 바다를 보고
땅끝에서도 아침 해는 뜨는구나 하며
또 울었다.
그리고 밥을 먹었다.
모래알 같은 밥을 꾸역꾸역 목구멍 속으로 밀어 넣었다.
땅끝에서
등만 돌리니 다시 시작이었다.
-당분간은 나를 위해서만 中에서-
돌팔매질을 당하면 그 돌들로 성을 쌓으라는 말이 있다.
너는 쓰러지지 않는 게 꿈이 아니라, 쓰러지더라도 다시 일어서는 게 꿈이 되도록 하여라.
한번 넘어지면 누군가가 뒤집어 주어야 하는 거북이 보다 넘어져도 우뚝 서고야 마는 오뚜기로 살아라.
신(神)은 실패자는 쓰셔도 포기자는 안 쓰신다.
그뿐일까? 의인은 일곱 번 넘어질지라도 다시 일어난다고 하지 않는가.
애초에 사는 일이
삼경에 神 앞을 조아리고
중천에 거친 밥을 짓는 일이다.
더 꾸릴 수 없는 반 보(步) 앞이
천 길 낙하라면 호연의
밧줄을 달고 비상의 기지개를 켜라.
허공의 바람이 오로(惡露)를 씻기고,
흥에 겨운 충만이 암시되리라.
-芝 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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