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유두절
1.1 유두절 풍속
6월 15일을 유두날이라고 한다. 유두(流頭)란 말은 동류두목욕(東流頭
沐浴)이란 말의 약어이다. 유두날에는 음식을 장만해 산간 폭포나 맑은
개울을 찾아가서 목욕을 하고, 머리를 감으며 하루를 서늘하게
청유한다. 그러면 상서롭지 못한 것을 쫓고 더위를 먹지 않는다고 한다.
유두의 풍속은 신라 때에도 있었으며, 동류에 가서 머리를 감는것은
동방은 청이라 양기가 가장 왕성한 곳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유두날 선비들은 술과 고기를 장만하여 계곡이나 수정을 찾아가서
풍월을 읊으며 하루를 즐기는 것을 '유두연(流頭宴)이라고 한다.
유두 무렵에는 새로운 과일이 나기 시작하므로 수박, 참외 등을
따고 국수와 떡을 만들어 사당에 올려 제사를 지내는데,
이를 '유두천신'이라고 한다. 추원보본사상이 강했던 옛날에는
새 과일이 나도 자기가 먼저 먹지 않고 조상에게 올린 다음에
먹었는데, 이것은 조상의 은혜를 잊지 않고 지극한 효성을 드린다는
성실한 마음씨의 표현이다.
유두날 아침에 천둥이 치면 그것을 가리켜 '유두 할아뱅이가 운다'고
했다.
유두날 떡을 해 가지고 논에 가서 물꼬 밑과 논둑 밑에 한 덩이씩
놓아 두는데, 물이 새지 말고 농사가 잘 되라고 기원하는 것이다.
때로는 떡을 논이나 논두렁에 뿌리는 수도 있는데 풍년 들라는 뜻에서
하는 것이다. 유두날 팥죽을 쑤어 먹으면 풍작이 된다고도 전한다.
1.2 유두절 음식
유두날의 음식으로는 유두면(流頭麵).수단(水團).건단(乾團).상화(霜花)떡
연병 등이 있다.
유두 국수를 먹으면 장수하고 더위를 먹지 않는다고 해서 모두 먹는다.
옛날에 유두날이면 잡귀의 출입을 막고 액을 쫓는다고 하여 밀가루를
반죽하여 구슬처럼 만들고 색으로 물들여 세 개씩 포갠 후, 색실로
꿰어서 허리에 차거나 대문 위에 걸어두는 민속도 있었다.
수단은 찹쌀가루를 쪄서 손으로 비벼 구슬처럼 만든 후, 찬물에 넣어
꿀물을 타서 먹는 것이며,
찬물에 넣지 않고 먹는 것은 건단이다. 때로는 맵쌀이나 밀가루로
만들기도 하나 찹쌀로 만든 것이 부드럽고 연하며 매끄럽고 맛도 있다.
연병은 밀가루를 반죽해서 판 위에 놓고 방망이로 문질러서 납작하게
만든 다음, 기름에 튀기거나 깨와 콩을 묻혀 꿀을 발라서 만든다.
성종 원년(A.D. 1470)여름에 명나라의 사신이 들어왔다. 마침 유두일
이었는데, 승정원에서는 상계하기를 '6월 15일은 옛부터 내려오는
유두의 명절이요 세조 때에도 명의 사신이 본국에 있을 때 만일 명절날
맞이하면 그들을 불러 한강에서 위로연을 열거나, 태평관에서 위로연을
열었습니다. 이번에도 명의 사신이 서울에 있으니 청해다가 위로연을
여는 것이 어떠하겠습니까?'라고 하였다. 왕은 이 말에 연회를 열라고
명한바 있다.
2. 삼복더위의 풍속
하지부터 세째 경일을 초복, 네째 경일을 중복, 입추부터 첫째 경일을
말복이라 하며 이들을 가리켜 삼복이라 한다. 이때의 더위가 1년 중
가장 심하여 삼복 더위라 한다.다. 복중에는 더위를 피하기 위하여
술과 음식을 마련해 가지고 계곡이나 산정을 찾아가서 더위를 잊고
하루를 청유한다.
허리 아픈 노인들은 해안지대 백사장에 가서 '모래뜸질'을 하고,
빈혈증이나 위장병이 있는 이들은 약수터에 가서 약수를 마신다.
옛날에는 더위에 대처하라는 뜻에서 복중에 궁중에서 높은 관리들에게
빙표를 주어 궁의 장빙고에가서 얼음을 타가게 하였다.
복중에 더위를 막고 보신을 위해 먹는 음식으로는 계삼탕(鷄蔘湯)과
구탕(狗湯 또는 개장)이 있다.
햇병아리를 잡아 인삼과 대추와 찹쌀을 넣고 고은 것이 계삼탕인데,
땀을 많이 흘리면 원기가 없어지므로 이를 회복하기 위해서 가정이나
음식점에서 많이 한다.
구탕은 특히 복날에 먹어야 보신이 되고 벽사도 하며 질병도 쫓고
더위를 잊게 된다고 해서 먹는다. 구탕은 식성에 맞지 않는 사람도
있으나 대개 복날이면 먹는다. 그래서 일명 보신탕이라고 까지 부르고
있다. 구탕은 개를 잡아 통째로 고아 만드는데, 이때 파를 넣어서 고으면
냄새가 없으며 고사리와 묵은 나물도 넣어 끓인다.
구탕에 보리밥을 말아 먹기도 한다.
복날에 팥죽을 먹는 곳도 있다. 팥죽은 사악한 악귀를 물리치는 음식
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에, 무더운 복중에 악귀를 쫓고 무병하려는 데서
나온 풍습이다. 이때 팥죽에는 찹쌀로 구슬처럼 새알 수제비를
만들어 넣는다.